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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뉴시스 | ||
‘국보급센터’ 서장훈의 전주 KCC행과 이상민의 삼성행으로 프로농구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최초의 미NBA 무대에서 뛰었던 하승진(22·223cm)의 국내 프로농구(KBL) 데뷔설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록 NBA에서는 퇴출됐지만 ‘하가(하승진의 별명)의 귀환’은 단숨에 KBL 판도를 뒤흔들 핵폭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관심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승진 KBL 데뷔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지난 5월 31일 하승진은 <일요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국내 복귀에 대해 직답을 피했다. 예민한 질문으로 생각하고 인터뷰 자체를 꺼려했다. 한국인 첫 NBA 선수로 그동안 계속해서 “NBA 성공 전에 한국 복귀는 없다”고 밝혀왔던 까닭에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었던 것이다. 하승진은 국가대표로 소집돼 경희대에서 재활훈련 중이다. 경희대는 최부영 대표팀 감독의 소속팀으로 연세대 재학생인 하승진은 국가대표 자격으로 라이벌 학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승진은 기자의 질문에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었느냐”며 되물었다. 기자가 “국내 컴백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느냐”고 묻자 노골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그렇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농구인 A 씨는 “최근 하승진의 에이전트가 평소 친분이 두터운 D 구단 등 몇몇 구단에 내년 초 하승진이 2008신인드래프트에서 나온다는 정보를 흘렸다. 하승진이 사실상 NBA에 재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하승진의 KBL 데뷔는 시간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하승진의 노코멘트에도 불구하고 A 씨의 주장은 하승진의 최근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 하승진은 올 초 NBA 마이너리그(NBDL) 서부지구에 속해 있는 애너하임 아스날과 1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만료 시점이 시즌 중으로 잡혀 있는 것이 의문으로 지적받는 대목이다.
2004년 NBA 드래프트에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전체 46위로 지명된 하승진은 두 시즌 동안 46경기에 출전 평균 6.9분을 뛰며 1.5점 1.5리바운드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결국 2006년 7월 31일 포틀랜드에서 밀워키 벅스로 트레이드됐고, 이후 3개월 만에 전격 방출됐다. 곧 NBDL 포트 플라이어스에 적을 뒀지만 몇 경기 뛰지 못했고, 어렵게 애너하임과 계약을 맺은 것이다. 한마디로 NBA에서 2년간 적응기간을 가졌지만 결국 퇴짜를 맞아 2부리그로 강등됐고, 이제는 그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2007년 말 애너하임과의 계약이 끝난 후 2008년 초 KBL 신인드래프트에 나오는 타임테이블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연세대 2004학번인 하승진은 올해 4학년으로 내년 드래프트에 나서게 되면 동기들과 같은 시기에 프로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어차피 한국에서 뛰려면 드래프트를 거쳐야 하는데 KBL규정에 맞춰 드래프트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한 NBA를 고집하다가 허송세월을 하고 또 그 과정에서 몸값이 떨어질 수 있는 까닭에 내년 초가 한국 프로농구에 첫 발을 내딛는 최고의 기회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하승진이 드래프트에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농구인들은 무조건 1순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부영 감독은 “NBA까지 가능성을 인정했던 223㎝의 신장은 대단한 것이다. 누가 뽑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전창진 동부 감독도 “NBA 경험을 가진 한국선수가 뛴다는 것은 팀은 물론이고, 국내 농구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8 KBL 신인드래프트는 당초 경희대 졸업반인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가 만장일치로 1순위로 꼽혀왔다. 하승진의 귀환과는 대조적으로 NBA나 유럽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민수는 KBL 규정상 어쩔 수 없이 드래프트에 참가할 예정이지만 졸업과 함께 외국으로 나갈 계획이다. 또 대구 오리온스 이동준의 형인 에릭 산드린도 2007년 한국 국적을 취득해 2008신인드래프트에 나올 예정이다. 이 경우 한국 농구의 차세대 빅맨 3인방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 진기한 장면이 예상된다.
이 같은 ‘2008신인드래프트 빅뱅’은 최근 이상민의 삼성행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FA 서장훈을 KCC에 내준 삼성은 당초 보상선수로 이상민을 지명하는 대신 2008신인지명권을 강력히 요구했다. 하지만 세대교체가 시급한 KCC가 좀처럼 이에 동의하지 않자 삼성이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상민을 냉큼 낚아챈 것이다(2006~2007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KCC가 신인드래프트에서 1~4순위 지명권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삼성은 5~6순위밖에 확보할 수 없다).
또 하승진의 대우도 관심거리다. KBL 규정상 신인은 연봉을 최대 1억 원이다. NBA에서 두 시즌이나 뛴 하승진에게 신인 연봉을 줘야 하는가(NBA 최소 연봉은 3억 원이 넘는다). 아니면 예외를 둘 것인가. 그도 아니면 ‘언더머니’로 해결할 것인가. ‘하가의 귀환’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유병철 스포츠 전문위원 ein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