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4·13총선 최대 수혜자, 학습과 실천만이 2017을 담보
○DJ-노무현 킹메이커 박지원, 통일책사 정동영, DJ복심 박선숙
○새누리 이정현, 조경태, 장성민에 필적할 실력과 내공 갖춰야
○DJT: 덩샤오핑 “학습과 실천만이 진리검증의 유일한 기준이다”
안철수
안철수, 4·13총선 진정한 승리자, 최대의 수혜자이다. 사실 안철수가 한 일이라곤 광야로 나간 ‘탈당’ 이 전부다. 이후 호남민심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창당되고, 국민정당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은 자동적으로 이뤄진 로드맵이었다.
안철수와 국민의 당에게는 2017 정권교체를 위한 가장 튼실한 기초환경이 형성되었다. 마치 2017년 대선은 안철수 맞춤형 대선으로 세팅되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제 3당이라지만 국민의 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제 1,2당을 주도하는 수평적 역학관계를 맺으며, 정국주도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호남권 민심은 영남권과 함께 대선전장을 이루는 양대 축이다. 안철수는 부산출생에 호남의 사위, 서울을 정치적 고향으로 딛고 선 유일한 대통령후보감 정치인으로 그 위상이 달라졌다. 4·13 총선은 안철수의 정치적 위상과 지평을 전방위적으로 확장시켰다.
2017 대선은 ①대북전략기조, ②경제비전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는 ③틀과 전략전쟁이다. 대북전략은 한미동맹을 중심축으로 북한 핵무력과 한반도 영구평화 방안을 어떻게 녹여내는가에 있다. 경제비전은 세계발 경제위기와 연동된 민생경제 재앙을 어떻게 이겨나갈 수 있는가에 있다. 전략전쟁이란 이 두 가지 핵심화두를 ‘어떤 책사 ’가 주도해 나가는가에 있다.
2017대선의 기본요건인 인적자원도 모두 얻었다. 안철수는 한 번의 탈당으로 일확천금했다. 폐품처리 된 것이나 다름없는 ‘현대판 한명회’ 박지원을 얻고, 살려, 원내사령탑으로 모셨다. 박지원에게는 1998년 닥친 IMF 국난의 이겨낸 경험을 축적한 경제인맥들이 연결되어 있다. 통일비전은 9·19협약과 2·13조치를 이끌어낸 정동영이 있다. 씨감자 일꾼 정동영은 꿈속에서도 대륙으로 가는 길을 생각하는 통일최고 경륜가이다.
2. 안철수 취약점: 역사철학과 경제비전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대선주자로서 안철수는 4·13 총선과정에서 완전하게 취약점을 드러냈다. 안철수는 탈당과 창당과정에서 얻은 높은 지지도에도 불구하고, 김종인에게 4·13총선 화두인 ‘박근혜정권 경제실정’의 깃발을 빼앗겼다. 치명적이었다. 지지도는 답보했고 더민주는 중도성을 강화하고 김종인은 박근혜와 각을 세울 수 있었다. 하여 안철수는 뒤늦게 종속 이슈인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로 전환했다. 제 3당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선행적 과오의 기원이다. 안철수가 ‘문제는 경제실정이야’를 거머쥐고, 박 대통령과 각을 세웠더라면 제 2당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중요한 지점은 4·13총선에서 안철수의 핵심실력은 검증되지 못했다는데 있다. 정리하자면, 안철수는 박근혜 정권의 경제실정과 대안, 개성공단 가동중단 등 대북정책 노선의 실정과 대안을 실사구시와 실용(중도)에 입각하여 제시하지 못한 채, 골든타임 주도권을 김종인에게 내주고 말았다. 골든타임이란 안철수가 선점하여 주도했던 천금같은 일요일 기자회견을 의미한다.
따라서 안철수에게 올 2016년 후반기는 덩샤오핑의 내공을 전수받을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다. 대선후보 안철수는 민생경제비전과 통일안보 분야를 학습·실천·자증성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로 축적해야 한다. 김정은 보다 주체사상을 더 잘 학습해야 하고, 김대중의 역사철학을 뛰어 넘어야 하고, 박정희의 경제철학과 비전을 새롭게 교정하고, 오바마보다 더 깊숙이 한·미·중 관계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실천 만이 진리검증을 위한 유일한 기준이다”
실사구시는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의 공과를 비판·정리하고, 개혁개방 노선전환을 꾀한 철학적 핵심기초이다. 2017 이후 한국의 미래시간은 실사구시에 경제비전이라는 실용이 공진되어야 한다.
안철수가 여명의 저편 미래시간의 실루엣을 혜량하는 적합한 방안은 상상실험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가다듬으면서 동료들과 벌인 자문·자답·자증의 대화방법이다. 그 대화상대로는 박지원, 장하성, 진념, 정동영등이 있다.
실력을 보강하고 내공을 갖추지 않으면, 안철수 한 순간에 훅 간다. 박지원, 정동영 부터 안철수카드를 버릴 수 있다. 그들에게는 호남의 민심을 안고, 인도해 나가야 할 정치적·현실적 책무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직 호남 만이 관 속에 들어간 자신들을 꺼내 되살렸음을 체험했다. 박지원과 정동영에게는 호남민심이 염라대왕이고, 안철수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아니다.
3. 야권의 착각, 안철수 2017년 대선상대는 문재인 류가 아니다.
패배한 집권세력 입장에서 본다면, 4·13총선 결과는 박근혜정권의 민생경제 실정과 집권세력 내부 분열로 인한 자멸이었다. 승리감에 도취한 더민주당, 국민의당은 차기 대선후보는 2012년처럼 박근혜, 문재인, 이정희급을 떠올릴지 모른다. 그렇다면 대착각이다. 안철수가 상상실험을 통해 맞붙어야할 상대는 눈에 보이는 문재인이나 김종인 급이 아니다.
실례로 만난 문재인, 이정희는 박근혜를 위한 맞춤형 토론을 떠올리게 했다. ‘강성’ 이정희는 ‘우유부단한’ 문재인을 밟고 뛰어올라 박근혜를 때렸다. 일시적 기분풀이는 되었을 지언정, 보수세력은 결집했고, ‘침묵하는’ 86 중도세력들이 박근혜 지지로 옮겨가는 변곡점이 되었다. 사실상 문재인 선거는 그 시간과 사건의 지점에서 끝났다.
2017년 대선판은 전통과 전회가 격돌하여 대회전을 치루는 시공 현장이다.
동트기 직전 미명의 끝선을 예민하게 주시하면, 수평선상에 떠오르는 ‘상상만이 가능한 숨겨진 미래경쟁자’(hidden card)들을 만날 수 있다. 안철수가 ‘2012년 박근혜와 문재인류’의 전통적인 상대들을 대적할 수 있다면 그만큼 유리할 수 있겠다.
그러나 집권 새누리당, 130석 벼랑 끝에 간당간당 걸린 집권세력이 혁신하지 않고 대선을 치룬다면 오산이고 오판이다. 새누리당은 올 7월경이면 정풍과 혁신의 몸부림을 요동치게 되어 있다. 국민들은 그 요동과 분기의 혁명적 드라마를 기다리고 있다.
안철수이 상대는 그때야 나타난다. 집권 새누리당, 그 환골탈태의 몸부림 끝에 탄생할 ‘전회적인’ 후보와 맞붙어야 한다. 요한기자가 그 전회의 대표적인 인물로 이정현, 조경태, 장성민 세사람을 꼽는 근거이다.
이정현 조경태 장성민
① 안철수가 새누리당 이정현과 맞붙는 광경을 실험의 틀 속에 넣어본다. 안철수의 승률이 어느 정도 나올까. 이정현, 새누리당 마당쇠이자 의리의 아이콘, 호남에서 인정받은 아들이다. 4·13총선에서 영남권 민심이동의 정치적 동기는 이정현이었다. 호남이 새누리당 이정현을 선택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생각을 바꿨다는 것. 영남권에서는 ‘호남의 이정현, 의리있는 정치인’으로 그 정체성이 집약된다.
청년시절부터 보수정당의 옷을 입고 호남의 한사람 한사람을 촘촘하게 연결한 뒤 민심을 일체화한 이정현의 최강점은 진정성과 끈끈하고 솔직한 인간미이다. TV토론에서 안철수와 맞붙는다면 경직되고 표정없는 안철수와 비교할 때 역동성과 정감이 넘칠 수 밖에 없다. 호남의 아들이 새누리당 정치적 고향으로 삼고 의리와 실용을 내세운다면, 국민들 마음에 쏙쏙 꼽힐 수 있다. ‘안철수, 공부하지 않으면 택도 없다.’
② 안철수가 조경태와 맞붙는 다면, 어떻게 될까. 판이 완전히 달라진다. 조경태 정치철학은 실사구시와 실용, 민생과 국민주권 12자로 압축된다. 김대중에게 공천장을 받는 박사과정 청년이 8년간 바닥을 박박 긴 뒤, 노무현 정권에서 3선 내리 꽃을 달았다. 그리고 ‘공천학살의 코앞에서 새누리당 행을 선택한다. 지역구민은 오히려 ’우리경태를 마음놓고 지지할 수 있게되었다‘며 4선으로 열매를 맺어, 세웠다. 물론 양심있는 호남민들에게 20년간 함께 길을 걸어주었던 운명노선의 일체감에 대한 고마움이 살아 있다.
안철수, 대선을 놓고 조경태와 TV대국민토론에서 한판 붙는다면, 조경태의 영혼과 정신과 몸이 일체화된 민생경제 비전과 역사철학을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승률을 장담할 수 없다. 조경태는 노무현정권 탄생이후 오히려 소외되고, 짓밟히면서 홀로 부산 사하을의 대통령, 대변인, 마당쇠를 통칭하는 ‘우리경태’로 진화하여 17,18,19대 국회의정대상에 빛난다.
안철수가 2017 대선 tv토론에서 조경태를 만난다면, 승률은 어느 정도 나올까. 명절 하루 전 날 농사로 이골난 형 방앗간에서 떡 뫼질 치듯 유린할 수 있다. ‘안철수, 학습하고 변모해야 한다’
③ 2017년 대선 현장에 반드시 출현할 복병(hidden face)이 있다. 장성민. 대학 3학년때 김대중의 최연소 비서로 발탁되어 DJP연합의 아이디어를 관철시키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이다.
초선이면서도 17대국회에서 서강대 동문, 박근혜와 함께 통일외교안보위원을 지냈고, 새벽 21을 기획하여 정풍운동을 주도한뒤, 국회의원 배지를 내던졌다. 노무현 정권 탄생 뒤 결별하고 풍찬노숙하고 한·미·중의 미래 20년을 연구하며, 미국과 중국에 외교안보 인맥을 두터 웁게 쌓았다.
장성민은 돌연 ‘보수의 본산’인 TV조선 시사토크쇼를 진행했다. 물론 당시 민주당을 탈당했고, 김대중정치 경험은 장성민을 있게한 자양분으로 정리되었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4년간 중도 보수에 입각하여 진행, 종편 최고의 시청율을 뽐냈다. 야당은 그가 배신했다고 비난했고, 보수진영은 환호했다. 장성민의 속셈은 다른 곳에 있었다.
조선일보가 은밀하게 키운 장성민은 이미 대중정치 현장에 서 있다. 파워앵커는 4·13 총선에서 더민주당과 문재인을 호남에서 퇴출하는 논리와 이론을 설파하여 민심과 연동시켰다. 장성민은 이제 전통적인 야당 전직 정치인이 아니다. 호남출신에 보수성과 전국성을 지닌 영남에서도 거부감이 없는 정치적 괴물로 진화했다.
국민의 당 안철수가 2017 대선에서 새누리당 장성민을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한방에 훅 가버릴 수 있다. 박정희와 김대중의 결합은 논 외로 치자. 명쾌하고 단호한 말투, 알기 쉽게 정리된 정치철학과 경제비전, 언행의 눈높이를 시청자에게 맞춘 미국 도널드 트럼프식 방송 실전 감각을 안철수가 이겨낼 수 있을까. 대선은 2,3%로 승부가 갈린다. 국민들 눈앞에서 실력과 이미지에서 압도된다면 그 싸움은 이미 해보나 마나이다. ‘안철수, 실천하고 연단해야 한다.’
잠정적으로 매듭짓는다.
안철수가 현재 갖고 있는 실력과 이미지로 이정현, 조경태, 장성민과 맞붙는다면, 그야말로 헤비급과 벤턴급의 경기, 즉 ‘새발의 피’다. 더욱이 이 세사람만 해도 결국 한명의 후보로 단일화된다. 그 압축된 다이내믹스(dynamics)를 감당할 수 있는가. 따라서 2017 대선향방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4. 인철수 ‘상상실험을 통해 이정현, 조경태, 장성민과 맞대결하라’
4·13총선을 통해 국민들은 안철수를 2017년 대선의 가장 유력한 미래대안의 자리에 먼저 올려 놓았다. 불세출의 경세가 박지원, 통일씨감자 일꾼 정동영, 불사신 박주선, DJ의 감각 박선숙 등 모든 기초를 다 갖춰 선물했다. 심지어 선거전략통 김한길 마져 현역에서 빼돌려 대선전략기획에 전력투구할 수 있게 되었다. 안철수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이졍현, 조경태, 장성민등 상상실험을 통해 학습하고 실천하고 검증하고 자증하면서, 대중적 자생력과 자주성을 획득해 나가야 한다.
국민들 마음은 한결같다. 비가 올 때까지 기도하는 인디언들의 기도처럼, 국민들은 정치 지도자에게 진정성과 일체감을 지닌 쇼를 원한다. 이들 세 사람은 온 몸 속에서 진정성과 믿음이 국민과 시청자와 일체화된 인디언 추장과도 같은 전사들이다.
마음을 나눠야 믿음이 축적된다. 안철수, 지금부터 실력을 쌓지 않으면, 이들을 만나 일합을 겨뤄보기도 전에 한 순간에 훅 가는 수가 있다. 비워야 강해진다. 안철수의 초심이 변하는 순간 호남민심, 박지원·정동영이 먼저 돌아서 떠날 수 있다. 이들을 꼭 붙들고 배우고, 익혀 안철수의 역사철학과 경제비전으로 일체화하여, 새로운 철학과 비전을 창출해야 한다.
마음을 비워야 행동이 생성되고 신뢰관계가 단단해진다. 연말이면 대선후보자리만 빼놓고 모두 나눠 줘야 한다. 박지원, 그의 정치여정은 2018년 지방선거 전라남도 도지사로 종결된다. 정동영, 꿈결 속에서도 오직 ‘대륙으로 가는 길’만 탐구하고 있다. 기업경영과 정치란 이차방정식과 통계역학 만큼이나 다른 차원의 세계이다. 당내 인사들을 오해하거나, 질투하거나, 모함에 귀 기울여서도 안 된다.
그 판단기준에서 DJ가 안철수에게 남겨준 또하나의 인적 선물은 박선숙이다. 박선숙은 DJ의 마음을 가장 감각적으로 읽은 정치인, 즉 국민의 당은 물론 더민주당 국회의원 모두를 속속들이 읽고 있는 자산이다. 도대체 4·13 총선결과 국민들이 안철수에게 주지 않는 선물이 무엇일까 궁금할 정도다.
5. 등소평의 실사구시는 김대중 정권교체의 핵심화두였다.
‘실천만이 진리검증의 유일한 잣대다.’
등소평의 이 실사구시 화두를 안철수는 신앙처럼 꼭 붙들어야 한다. 1998년 김대중의 신년휘호는 실사구시(實事求是)였다. 이 실사구시를 틀어쥐고 DJT(김대중,김종필, 박태준)연대를 통해 대권고지에 올랐다.
안철수는 학습하고 실천하고 또 변모하여 민생 경제비전과 한반도 평화통일책략을 갖춰야 한다. 박정희와 김대중의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실사구시와 실용의 통합 정치모형을 도출하여 제시해야 한다. 선택은 자유이고, 시간은 모든 과정을 자증한다.
역사와 국민을 위해, 다시 한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실천만이 진리검증의 유일한 기준이다.” (덩샤오핑, 실사구시와 실용. 1978 노선선회)
박요한 선임기자/정치학박사 yohanletter@ilyo.co.kr
※본 칼럼은 일요신문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