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전주시장과 동물원 관계자들은 3일 환경개선사업이 끝난 호랑이와 사자 우리를 둘러보고 시베리아산 호랑이 3마리와 사자 3마리를 우리에 풀어놓는 방사 행사를 했다. <전주시 제공>
[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전주동물원이 개장 이후 38년 만에 생태동물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3일 전주시에 따르면 민선6기 시정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의 첫 번째 결과물인 호랑이·사자 우리 환경개선공사가 완료됐다.
시는 이날 김승수 전주시장를 비롯한 동물원 직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 호랑이와 사자를 본래 서식환경에 유사하게 조성된 새로운 보금자리에 풀어놓는 방사 행사를 했다.
그간 낙후시설과 동물의 서식 환경이 고려되지 않아 전국에서 가장 슬픈 동물원으로 불렸던 전주동물원이 동물복지 환경을 갖춘 행복한 동물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번 호랑이·사자 우리 환경개선은 전주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사업의 모델로써, 그간 좁고 삭막한 환경에서 서식해온 시베리아 호랑이와 사자가 첫 번째 대상이 된 것.
이를 위해, 시는 각계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지난 9월 설계용역 등을 거쳐 총 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활동 공간 확장과 수목식재 등을 골자로 한 시설개선을 완료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연스런 서식환경 조성을 위해 동물들이 놀고 활동할 수 있는 물웅덩이와 놀이기구 등이 설치됐으며, 호랑이와 사자의 생태적 특성을 배려한 수목 등이 식재됐다.
호랑이 우리에는 우리나라 수종인 소나무와 대나무, 조릿대 등을 심어 호랑이의 안정적인 서식 환경을 조성했다.
사자 우리에는 초원환경을 재연하기 위해 잔디, 사초, 띠풀 등의 수목과 함께 열대기후에 사는 특성을 반영해 온열바위가 각각 설치됐다.
새 보금자리에는 시베리아 호랑이 세 마리(호강·수호·춘향)와 사자 세 마리(무진·완산·덕진)가 생활하게 된다.
호랑이와 사자의 새로운 보금자리 중 가장 크게 주목할 점은 기존보다 동물들의 활동공간이 2배 이상 넓어졌다는 점이다.
시는 기존 맹수 탈출 방지를 위해 깊고 넓게 파놓았던 함정을 흙으로 메우고 호랑이와 사자에게 활동 공간으로 내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호랑이와 사자의 전시방법도 기존 사람 위주의 완전개방 전시방법에서 수목을 이용한 차폐를 통해 한정된 구간에서만 관람이 가능한 몰입전시방법으로 전환된다.
이는 과거 오직 사람을 위한 볼거리로만 인식되던 동물들에 대한 배려차원으로, 관람객들도 한정된 구간이지만 호랑이와 사자를 유리관람창 바로 앞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지난달에는 7억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동물병원도 신축돼 앞으로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진료와 치료가 가능해졌다.
동물원은 5월 중 엑스레이 등 필수 의료장비 구축하고 동물 치유 및 동물원의 종보존 기능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김 시장은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도시, 생물의 다양성이 살아 있는 도시가 진정한 생태도시”라면서 “앞으로 국내에서 동물복지와 생태, 생보전이 가장 살아 숨 쉬는 동물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호랑이·사자 사 환경개선에 이어 2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그간 좁은 우리에 갇혀 있어 동물복지에 최악의 환경이었던 곰사를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으로 신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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