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이 단독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동현은 2월 말 UFC로부터 ‘새롭게 4경기를 계약하자’는 제의를 받고, 이를 수락했다. UFC는 보통 선수들과 4경기 단위로 계약을 한다. 그리고 4경기 내용에 따라 향후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 이기거나, 혹은 지더라도 경기 내용이 좋으면 재계약이 이뤄지고, 그렇지 않을 경우 ‘퇴출’되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 경제한파가 닥치면서 UFC는 50명 정도의 선수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지난 2월 1일(한국시간) UFC94에서 카로 파리시안에게 접전 끝에 판정패한 김동현이 3경기(총 2승1패, 하지만 파리시안의 도핑테스트 적발로 향후 무효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직후에 재계약 방침을 통보받은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세계 랭킹 9위의 파리시안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앞서 2연승의 내용이 좋았던 것에 UFC가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추성훈과 계약하는 등 UFC가 한국 등 아시아시장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어 김동현은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김동현은 27일 <일요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후배로부터 UFC의 재계약 제의를 통보받았다. UFC는 유망한 선수에 대해서는 마지막 4번째 경기가 아닌, 3차전이 끝난 후 재계약 방침을 정한다고 얘기를 들었다. 첫 패배로 조금 다운됐었는데 UFC가 나를 높게 평가했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현의 몸값도 1차 계약에 비해 50% 정도 수직 상승했다. 김동현은 2008년 초 4경기 계약을 맺고 같은 해 5월 첫 경기에서 2만 달러의 대전료를 받고 UFC에 뛰어들었다. 이길 경우 대전료는 3000달러씩 올라간다(수당 별도). 그런데 이번 재계약에서는 스타트가 2만 9000달러로 인상됐다. 승리시 다음 경기 대전료 인상폭도 6000달러로 두 배다. 그만큼 김동현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증거다.
김동현을 UFC에 진출시킨 천창욱 매니저도 “재계약 소식을 들었다. 1차 계약은 내가 공식 매니저로 성사시켰지만 이번 재계약은 김동현이 스스로 할 것이다”라고 사실을 확인했다.
재미있는 것은 재계약의 발효 시점이다. 천창욱 매니저가 “남은 1경기(4차전)는 원래 계약에 따라 치르고, 이후 4경기 계약을 새롭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반면 김동현은 “3차전을 끝으로 1차계약은 마무리되고 4차전부터 새롭게 2차계약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상반된 해석을 하고 있다. 최종결정권은 계약 당사자인 선수에게 있기에 김동현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지만 어쨌든 다소 분쟁의 소지가 남아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UFC와의 재계약이 실제로 이뤄질 때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부산의 팀MAD에서 훈련을 재개한 김동현은 3월중으로 UFC와의 재계약을 마무리짓고, 오는 여름 4차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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