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는 2006년 2월 당시 K-1의 한국 측 파트너였던 TMG와 K-1 진출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공식적으로 기간 3년에 총 10억 원의 파격적인 대우인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계약기간 3년은 맞지만 ‘10억 원’은 업계 생리상 두 배 이상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됐다.
기본적으로 최용수의 이번 K-1 대회 불참은 이 계약만 고려해도 의문점이 생긴다. 2009년 2월 말로 계약은 종료됐고, 재계약 소식도 없었던 상황이라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최용수는 큰 관심을 모았던 마사토전 패배 이후 2008년에 단 한 번도 링에 오르지 않았다. 두 차례 경기 일정이 잡혔지만 한 번은 최용수가 컨디션을 이유로 출전을 거부했고, 또 한 번은 아예 예정됐던 경기 자체가 없어졌다. TMG와 FEG코리아 측은 “한 번은 주최 측에게 책임이 있지만 한 번은 최용수 본인에게 귀책사유가 있다. 그래서 계약기간이 지났지만 최소한 한 번은 K-1대회에 뛰어줘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반면 프로복싱에서 잔뼈가 굵은 최용수는 “1년이 넘도록 경기를 치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주최 측에 책임이 있다. 부상 등의 이유로 인해 대회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일반적인 얘기다. 내가 부상을 이유로 대회에 나가지 못한 것은 단 한 번이다. 대회 주최 측의 과실을 파이터가 계약기간이 만료된 상황에서 떠안을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이런 대립에는 근본적으로 ‘월급제 계약’이 문제가 되고 있다. 프로파이터들은 경기당 개런티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최용수는 TMG와 계약할 때 월급을 받는 형식으로 계약했다. 그런 까닭에 ‘주는 쪽’에서는 ‘파이트머니 없이 뛰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선수는 ‘파이터가 대전료 없이 어떻게 링에 오르냐’고 항의하는 것이다.
이런 내막을 외부에 공개할 수도 없는 까닭에 부상이라고 억지 발표를 한 것이다. 더욱이 그 근거를 만들기 위해 최용수는 FEG코리아 지정병원에 가서 멀쩡한 팔에 깁스까지 했다.
3년간 K-1에서 2승1패를 기록한 최용수는 현재 프로복싱 리턴을 준비하고 있다. “최소한 복싱에서는 멀쩡한 팔에 깁스를 감는 일은 없겠죠?”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의 짧은 K-1 경험담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