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위해 하는 것 아니다…지방자치 살리기 위해 하는 것”
이재명 성남시장이 단식 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일요신문
이날 공연은 대금 연주자 한충은 씨가 무대를 열고, 뒤이어 성남시향 관악연주단으로 이어졌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맨발의 디바’로 불리는 가수 이은미의 무대로, 그녀는 리메이크 곡인 ‘서른즈음에’와 ‘기억속으로’, ‘애인있어요’ 등 자신의 히트곡 등을 열창했다.
무대에 선 이은미는 “(이재명 시장에게)단식 이제 그만 거두시라고 왔다”며 “더 지지해 드릴테니 힘내서 더 열심히 업무 봐주십사 여러분과 함께 이재명 시장에게 권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미의 요청으로 무대에 오른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금 33끼를 굶었는데 생각 밖으로 배가 안 고프다”며, “이렇게 이곳에 와주시는 여러분 때문에 희망을 먹고 있다. 밥은 굶지만 희망을 먹어 배부르다”고 말했다. 수척해진 모습에도 밝은 미소는 여전했다.
또한 이 시장은 광장에 모인 약 2천 명의 시민들에게 큰 절을 올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광장 곳곳에는 “단식은 이제 그만”, “자치민주 우리가 지키겠다”는 구호가 쓰인 플랜카드를 든 시민들이 이재명 시장을 격려하며, 공연에 동참했다.
한편, 이날 국회 안행위 더민주 소속 의원 등 야권인사 및 각계 인사들이 이재명 시장의 단식 현장을 방문해 지방재정 개편안 저지를 약속했다.
특히, 우상호 원내대표는 동료 정치인의 말을 빌려 지방재정특위를 구성해 정부의 지방재정 개악을 저지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가 시행령을 철폐하고 성남시 등 경기도 6개 불교섭단체의 의견을 수렴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행정부 장관 역시 국회의원들의 항의에도 협의하도록 하겠다는 입장 뿐 철폐나 전면 재검토 등의 구체적인 입장은 전과 다름이 없었던 것으로 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좌)와 가수 이은미(우)
이재명 성남시장의 단식이 길어질수록 정부가 압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세월호특위와 세월호 단식농성을 빗대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해결방안이나 수정방안이 나올 경우는 적어 보인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일부시민들은 이재명 시장의 건강을 우려해서라도 더민주 등 야권의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단식 중단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대표를 필두로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박원순 서울시장 등 각계 정치인사가 이 시장을 다녀갔지만, 여전히 정부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이재명 시장의 단식 중단을 호소하면서도 이 시장의 구체적인 요구에 대해선 침묵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단식 투쟁 당일 날 본지기자와의 대화에서 이런 말을 전했다. “죽기 위해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 같이 살기 위해, 민주주의를 지켜온 선배들의 희생을 지키고 싶을 뿐이다.”
한 종교인은 “군부정권 속에서도 YS와 DJ가 단식을 벌여 지켜온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는 이제 이재명 성남시장을 주축으로 다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재명 시장을 살려 달라”고 말했다. 그가 평상시 말하던 대로 변방사또가,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들고 있다. 그것도 굶은 채로.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