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 | ||
올시즌 풀타임 메이저리거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추신수. 별다른 슬럼프 없이, 잔부상 없이, 시즌 3할 타율 유지와 20-20클럽 가입에 성공한 추신수를 위해 평소 야구 좋아하기로 소문난 연예인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프로야구 홍보대사로 활동하거나 아니면 직접 연예인 야구팀에 입단해서 야구선수로 활약 중인 연예인들 10명이 평소 추신수에게 궁금했던 ‘아주 많은 것들’에 대해 질문을 보내왔다.
야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묻는 연예인도 있었지만 기자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기발하고 엉뚱한 질문을 전달한 연예인도 있었다.
인터뷰는 연예인들이 보내온 질문들을 토대로 기자가 추신수에게 대신 묻고 답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희석
올 한 해 ‘엄청난’ 성적을 기록한 한화 이글스 홍보대사 남희석입니다. 혹시 (미국에) 나가신 지 오래 돼서 제가 누군지 모를까 걱정입니다. 많은 어려움을 딛고 메이저리그에 우뚝 선 추신수 선수의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이제 질문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성적이 좋으면 기자들이 많이 찾기 마련입니다. 마이너리그 때는 무관심하다가 갑자기 친한척 하는 기자들이 있을 것 같은데 기자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하하. 전 모든 기자분들에게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장으로 직접 찾아오는 기자분들은 아주 가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또 한국 기자분들과 미국 기자분들은 취재 스타일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 남희석 | ||
▲깐다고요? ㅋㅋ 왜 없었겠어요. 까고 싶을 때도 많았고 미운 적도 있었습니다. 시애틀에서 같이 뛸 때 이치로는 너무 자기만의 플레이를 했어요. 물론 지금도 그런 것 같지만. 그런 행동이 보이면 은근히 미워지고 한판 붙고 싶을 때도 있었죠.
―이런 질문을 드린다고 절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지 마십시오. 정말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 혹시 팬티 사이즈는 어떻게 되십니까? 좋아하는 브랜드는요?
▲지금까지 인터뷰하면서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봅니다. 굉장히 색다르네요^^.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긴 한데, 그냥 F사라고 할게요. 전 삼각 스타일보단 타이트한 사각형 팬티를 즐겨 입습니다. 사이즈를 물어보셨죠? 저도 농담 한번 할게요. 아침에는 110, 저녁에는 100!
―클리블랜드 동료들과 한국 여행을 오신다면 어디를 데려가고 싶어요?
▲나이트클럽이요! 미국에도 클럽 문화는 있지만 한국의 나이트클럽과는 색깔이 달라요. 즉석 만남도 해주고 싶고요^^. 그 다음에 한국의 명소와 맛집 등을 소개해주고 싶은데, 과연 그런 날이 올까요?
―현재 타시는 차 종류는? 혹시 추 선수가 갖고 싶은 ‘드림카’가 있나요?
▲전 지금 기아자동차에서 제공해준 모하비를 타고 있어요. 모하비를 탐내는 동료 선수들이 많습니다^^. 와이프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이고요. 제 ‘드림카’는 BMW760Li예요. 연봉 좀 많이 받으면 그 차를 사고 싶은데…, 생각만 해도 기분 좋네요.
―마지막으로 주먹질하고 싸운 게 언제인가요? 워낙 남자다운 성격이시라 불의를 보면 못 참으실 것 같아서요.
▲2004년도 시애틀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지금 클리블랜드에서 같이 뛰는 카브레라랑 한판 붙을 뻔했어요. 보통 경기에서 패하면 선수들 대부분이 클럽하우스에서 조용한 편이거든요. 그런데 그날따라 유독 카브레라만이 웃고 떠들면서 시끄럽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냥 조용히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한 마디 했었죠. 카브레라가 들은 척도 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일어나선 소리를 질렀고 카브레라의 몸을 밀치고 그랬어요.
선수들이 말리지 않았더라면 큰 싸움이 날 수도 있었어요. 지금요? 그 일 이후로 ‘절친’이 됐어요. 클리블랜드에서도 잘 지내고 있고요.
김장훈
-“전 질문보단 추신수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띄우고 싶습니다. 추 선수의 경기를 볼 때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애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배트의 태극마크에 너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항상 힘내시고, 한국인임을 잊지 말아 주세요.”
이에 대해 추신수는 “자신을 챙기기보단 항상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김장훈 씨에게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도 제 개인의 이익보단 주위를 챙기며 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응원 메시지를 듣고 더 힘이 나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김영호
―신수야! 나 영호다! 너랑 내가 친하다는 건 아무도 모를 걸?^^ 네가 스무살 때였나? 어떤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고 나보단 나이는 어리지만 심성이 깊고 차분한 모습을 보며 내가 동생 삼자고 했잖아. 며칠 전에도 통화했었지? 11월 초에 들어온다고? 한국에 오면 꼭 만나서 소주 한 잔 하자. 무엇보다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기분이 참 좋다.
친해서 특별히 궁금한 게 없는데, 일반 팬들이 궁금해 하는 걸 물어볼게. 몸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니?
▲네 형님^^. 형님이랑 술 마셨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몸 관리요? 특별한 건 없어요. 잠이 보약이에요. 음식도 중요하지만 숙면을 취하려고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요즘 홍삼을 많이 먹고 있어요. 홍삼 엑기스랑 절편을 애용 중인데 땀을 많이 흘려도 쉽게 지치지 않게 하더라고요.
―내가 연예인 야구단에서 투수로 활약 중인 거 알지? 타자 입장에선 어떤 공이 치기 어려운 공이냐?
▲직구인데, 그 중에서도 무브먼트가 많은 직구가 가장 힘들어요. 언제 한 번 형님이랑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데^^. 항상 감사합니다.
태진아
―미국의 행크 아론을 넘어선 홈런 신기록을 세우시길 바랍니다. 아니 행크 아론보다 더 유명한 선수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어떤 음식을 드시길래 그렇게 홈런을 잘 치는 지 알려주세요. 저도 그 음식 먹고 일본 진출하는 데 힘 좀 낼까 합니다.
▲뭘 먹어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들이 포함돼 있는 거겠죠. 그리고 제가 아직은 홈런을 잘 치는 선수는 아닙니다. 여기서 20개의 홈런은 아주 평범한 수준이에요. 일본 진출,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배동성
―메이저리그에서 언제까지 생활하실 예정입니까? 혹시 한국에 들어와서 연고지인 롯데에서 뛸 의향은 없으신가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프로팀이 있나요?
▲일단 목표는 후회없이 미국에서 야구를 하는 겁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뛰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제가 부산 출신이니까 가급적이면 롯데에서 뛰고 싶지만 이미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전 SK의 지명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으로 들어가면 SK에서 뛰어야 합니다. 저한테 선택권이 없다는 사실이죠^^.
성진우
―항상 응원 많이 하고 있습니다. 같은 남자로서 너무 멋져요! 추신수 선수가 나오는 메이저리그 경기를 동영상으로 다운받아 보고 있는 팬입니다.
먼저, 대형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계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특별한 건 아직 없어요. 구단에서 무슨 말도 없었고요. 시즌이 끝나봐야 알 것 같아요. 대형계약이라…, 말만 들어도 설레요.
―클리블랜드에서 가장 친한 선수는 누구죠?
▲조니 페랄타와 그래디 사이즈모어예요. 저랑 동갑내기 친구들이라 그런지 말도 잘 통하고 서로 많이 신경써주고 챙겨주는 사이예요.
―지난해와 비교해서 팀 내 위치가 많이 달라졌을 거예요. 실제 어떤 차이가 있나요?
▲하하, 저를 위한 이벤트를 많이 해주는 것 같아요. 지난 번 원더걸스를 초청한 것도 구단에서 모든 경비를 다 제공했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절 배려한 부분이 크겠죠?
김성민
―메이저리거들의 식생활이나 이동수단이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식생활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이 꽤 많네요^^. 저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도 대부분 파스타나 치킨, 스테이크 등을 주로 먹어요. 이동수단은 한국과 큰 차이가 있죠.
여긴 대부분 전용 비행기로 이동하고 버스가 활주로까지 들어가서 간단한 검색을 거친 후 바로 탑승하거든요. 그리고 꼭 정장을 입어요. 이동할 때도, 야구장에 갈 때도 가급적이면 깔끔하고 좋은 옷을 입으려고 해요.
조연우
―큰 슬럼프 없이 꾸준히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비결이 뭡니까? 특히 이번 시즌에는 WBC대회를 마치고 나서도 별다른 슬럼프가 없었어요. 한국 선수들은 많이 힘들어 했는데 말이죠.
▲전 항상 이렇게 생각해요. 슬럼프란 것은 언젠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지금 그게 없는 게 행운이죠. 그래서 슬럼프를 예방하기 위해 평소 하던 대로 하는 걸 중요시해요. 연습 스케줄도 그렇고 훈련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오가며 컨디션 조절하는 것도 그렇고요.
―팀 멤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남다른 비결이 있을까요?
▲저도 한국에 있을 땐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그런 성격 갖고 있으면 ‘왕따’당하기 쉬워요. 먼저 다가가야 해요. 농담도 잘해야 하고. 클리블랜드 와선 제가 먼저 선수들한테 말을 걸었어요.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외향적으로.
이종원
―여가시간엔 주로 뭘 하며 보내시나요?
▲지금 가족들이 애리조나에 있어서 혼자 있을 땐 주로 게임을 해요. 제가 스타크래프트 마니아거든요. 지금까지 전적이 1만 승을 챙겼고요, 4000번 정도는 진 것 같아요.
배칠수
―전 추신수 선수의 경기를 매일 시청하는 열혈 팬입니다. 추 선수가 설령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한다고 해도 방망이의 태극마크는 항상 간직해 주시길 바랍니다.
군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일 것 같아요. WBC대회를 통해 병역 혜택을 받았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아무래도 그렇죠^^. 이 질문은 너무 많이들 물어봐 주셨고 저 또한 거의 비슷한 대답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의 상황에선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아시안게임도 있으니까 상황을 지켜보려고요. 많이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내, 혹은 일본에서 지도하는 타격폼과는 거리가 멀어요. 보통 타자들은 방망이를 위로 잡고 치는데 추 선수는 10cm 정도 손이 내려와요. 저도 추 선수의 폼을 따라하려고 시도해봤지만 힘들더라고요. 어디서 배운 건가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이 워낙 빠르고 변화가 심하니까 동작이 너무 크면 헛방망이질만 하게 돼요. 저도 한국에선 다리를 들고 방망이를 휘둘렀어요.
그런데 여기 와 보니까 그렇게 했다간 삼진 당하기 십상이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했고 조금씩 조금씩 연구하고 개발했던 게 지금의 폼이 됐어요.
질문이 아주 예리하시네요. 배칠수 씨의 성대모사를 굉장히 좋아해요. 이전에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후 방송에서 눈물 흘리며 하셨던 성대모사는 진짜 압권이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riveroflym@ilyo.co.kr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