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역시 참여정부 말기와 대통령 선거, 경기 침체, 북한 핵문제, 취업난과 부동산 문제 등으로 어수선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요신문>은 2007년 새해를 맞아 유명 역술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 한 해 국운에 대한 전망을 살펴봤다.
역시 최대의 관심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유력 대선주자들의 동향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세 명의 역술인들은 민감한 문제임에도 의외로 거침없이 개인 견해를 피력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대해 “천운을 받을 만한 매우 좋은 운세”라고 입을 모았다. 그가 현재 지지율 4~5%대에 머무는 중하위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채로운 결과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새해 운세도 비교적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40%대의 지지율로 현재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기운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공통적으로 내놓았다. 현재의 인기도와 반대 방향으로 나오고 있는 대선주자들의 정해년 새해 사주가 실제 대선 결과와 어떤 상관관계로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대선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대선 정국 때마다 가장 주목받는 역술인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심진송 씨(56)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가리켜 “올해 대선 정국에서 가장 천운을 타고난 사주”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 씨는 “지난해 8월 14일 중국을 통해 백두산을 올라 2박3일 동안 기도를 드렸다. 기도에 몰입해 있는 도중 세 명의 인물을 보았는데 가운데 한 명은 너무나 선명했고 양 옆에 두 사람은 희미하거나 내가 잘 모르는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운데 크게 보인 사람은 손 전 지사였다. 또렷했고 지금도 그 모습이 생생하다. 그 옆에 보인 인물 중 한 명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었는데 나머지 한 명은 여성이었다. 단 박근혜 전 대표는 아니었고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심 씨는 “민감한 시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또 특정인을 딱 집어 거론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위험부담이 따르는 만큼 지금까지 언급을 자제해 왔지만 본 것을 본대로 말하는 것이 역술인의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껏 몇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파장을 염려했음인지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수염이 텁수룩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고 에둘러 표현해 왔다. 그러자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손 전 지사를 가리키는 것이라거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말하는 것이라는 등의 무수한 뒷말이 나돌기도 했다.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손 전 지사와 일면식도 없고 아무런 상관도 없다. 다만 보고 느낀 것을 사실대로 말할 뿐이다. 내 말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정말 싫다. 이 심진송이가 정치판 눈치나 볼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고 입장을 밝혔다.
▲ 역술인 심진송, 남덕, 김민정. (왼쪽부터). | ||
심 씨는 “지난 2002년 선거 당시 나는 노 대통령의 당선을 예언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대권을 쥘 천운은 아닌 것으로 봤다. 당시의 기운으로는 여성 대통령이 나올 차례라고 봤지만 불행히도 당시에는 여성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이 나서지 않았다. 그것이 곧 국운의 쇠락으로 이어졌다”면서 “천운이라고 해서 모두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노 대통령은 결국 인운에 의해 대통령이 되는 데는 성공했지만 순리에 따른 것이 아니다보니 임기 내내 나라는 시끄러웠다”고 평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는 여성이 주목받지 못한다”는 말로 박 전 대표의 올해 운세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여성 대통령은 향후 10년 후에나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권주자 등 유명 인사들의 사주 연구에 오랜 관록을 자랑하는 ‘남덕명리연구원’의 남덕 원장(65)은 올해 박 전 대표와 손 전 지사를 가장 주목해볼 만한 사주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앞으로 6~7년간은 관운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새해 역시 기운이 좋기 때문에 대선 당선 가능성도 있다”며 “그러나 당선되면 노 대통령처럼 여러 풍파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남덕 원장은 “당선된다면 그것은 바람에 의한 영향을 크게 입은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돼서 바람이 빠지게 되면 국가 관리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전 지사에 대해서는 “30대까지는 고생을 겪었으나 이후 좋고, 앞으로 6년간은 관운이 살아 있는 사주”라며 “전형적인 학자 사주인데 정치인으로서는 앞으로 어떻게 승부수를 띄우느냐에 따라 대권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남덕 원장은 “손 전 지사의 경우 아랫사람이 도와주기는 하지만 양심적이고 순리적인 성품이 오히려 자신의 입지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반면 이 전 시장에 대해서는 색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남덕 원장은 “이 전 시장은 관운이 끊긴 지 3~4년이 넘어 사주 상으로 볼 때는 대권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평했다.
남덕 원장은 범여권 후보들에게 대해서도 정해년의 운세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동영 전 의장은 방송인으로 남았다면 아주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사주지만 관운은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고,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서도 역시 “정치인보다는 전형적인 학자 사주다. 바르고 순박한 학자로서 교수나 연구원 등을 했으면 능력을 한껏 발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김 의장의 경우 관운이 남아 있다. 63세부터 운이 강하게 들어오기 때문에 올해 대선은 어렵더라도 이후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서는 ‘last chance’라는 표현으로 “올해가 그동안 넘쳐났던 관운의 마지막 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특히 김 의장과 손 전 지사가 대단히 기운이 상승하는 운세를 계속 보이고 있어 만약 이들 가운데 대권을 잡는다면 국운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표 역시 비교적 새해 운세가 좋은 편”이라면서도 “다만 박 전 대표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신병상 위험수가 있으니 특히 건강 문제와 안전사고에 잘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반면 이명박 전 시장의 경우 운세가 절정에 다다른 느낌이 든다”며 “하락세가 느껴진다. 만약 대권을 잡더라도 건강 문제 등 갖가지 구설수에 시달릴 위험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동영 전 의장 역시 새해 운세는 다소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정 전 의장은 늘 주목을 받는 정치인은 되겠지만 결정적인 순간 선택을 받는 데는 뭔가 부족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서도 “그의 운은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 경쟁에서 갈수록 힘든 고비가 예상된다. 구설에 계속 휘말릴 수”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새해 대선 정국의 판도가 반드시 이들만으로 좌지우지될 것 같지는 않으며, 판 자체를 뒤엎지는 못하더라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들 역술인들이 평한 대권주자들의 신년 사주와 운세는 저마다의 얼굴만큼이나 제각각이다. 운세가 맞느냐 틀리느냐를 떠나 나라의 리더인 대권주자들이 이 같은 주위의 평가를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경계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그 자체로 유익하고 의미가 있는 일이 될 듯싶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
유재영 기자 elegan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