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시정 연설이나 8·15 경축사처럼 굵직한 연설이 다가오면 연설 준비의 전 과정을 주도한다고 한다. 적어도 한 달 전부터 관계자 회의를 열어 기본 구상을 설명하고 노 대통령의 첫 구상이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분야별 담당실에서 문안을 정리한 뒤 연설팀이 이를 취합해 문장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구상은 행사 바로 전날 밤에 바뀌는 경우도 있고 연설문이 행사장에서 즉흥 연설로 대체될 때도 있다고 한다. 연설비서관실은 노 대통령이 행사장에서 하는 연설을 보며 원고와 다른 부분을 점검하는데 다른 부분이 많을수록 연설비서관실 직원들은 한숨을 토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원고를 작성하지 못했다는 자책감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현장분위기에 적절한 하나의 단어를 찾아내는 데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한다. 단어의 취사선택을 보면 노 대통령이 비서진과의 회의에서 쓰는 표현과 일반 대중연설 때 쓰는 표현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