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특히 찬바람이 시작되는 요맘때를 주의해야 한다. 뇌출혈 뇌경색 뇌혈전 등으로 구분되는 뇌졸중은 동맥경화가 있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특히 주의를 요구한다. 심장병이 있거나 흡연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한층 위험요인이 많은 셈이다. 예방법과 긴급조치 등을 알아본다.
뇌졸중은 삶의 질을 갑작스럽게 저하시키는 질병 중 대표적인 질병으로 꼽힌다. 흔히 ‘중풍’으로 더 많이 불리는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암 다음으로 많은 사망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암의 경우 폐암, 간암, 위암 등 여러 장기의 암을 총칭한 것이어서 단일 질환으로는 뇌졸중이 가장 주요한 사망원인이다.
예후가 좋지 않아 한번 뇌졸중을 일으키면 사망하든가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거의가 반신마비(반신불수), 언어장애 등 후유증으로 고생하게 된다.뇌졸중이 발생하기 가장 쉬운 계절이 요즘처럼 급격히 수은주가 떨어지는 철이다. 순천향대병원 신경과 안무영 교수는 “겨울철로 접어드는 환절기에는 갑작스런 온도변화로 혈관수축 등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고혈압 환자의 경우 약을 더욱 철저히 복용하는 등 지병관리에 한층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뇌졸중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흡연 등의 위험성을 잘 모르고 지내다 갑작스럽게 젊은 나이에 뇌졸중에 희생되는 사람들도 많다. 뇌졸중이란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그 부분의 뇌가 손상돼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이다. 주로 50∼60대의 노년층에서 발병하지만 주요 원인인 동맥혈관의 동맥경화증은 이미 30∼40대부터 발견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뇌졸중은 갑작스럽게 발현되기는 하지만 수년 혹은 수십년 전부터 이미 몸 안에서 진행돼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뇌졸중은 크게 뇌출혈, 뇌경색(뇌혈전, 뇌전색), 지주막하 출혈, 고혈압성 뇌증 등을 포함한다. 뇌졸중 환자의 약 60%는 뇌혈전, 약 30%가 뇌출혈, 나머지 10%가 그 밖의 경우에 해당한다. 뇌속의 실핏줄이 터져 피가 뇌실질 속으로 흘러 들어가 뇌세포가 기능을 잃는 뇌출혈은 원인보다 유발 원인이 중요하다. 흥분이나 정신적 긴장, 격무, 과로가 큰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랫동안 고혈압을 앓은 사람은 뇌출혈의 위험이 높다.
뇌혈전은 비교적 굵은 뇌의 동맥에 경화증이 심해 혈관 내벽이 상하거나 좁아진 상태에서 응고된 혈액이 혈관을 막아버려 일어난다. 뇌전색은 뇌혈관이 아닌 부위에서 생긴 핏덩어리나 심장병의 괴사된 조직이 혈류를 따라 흐르다가 뇌동맥에서 혈관을 막아 일어난다. 뇌전색은 반드시 신체의 다른 부위의 병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병이므로 그 원인질환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사람에게 비교적 많은 것이 특징이다.
▲ 뇌졸중 신호가 오면 환자의 이송 때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 ||
고혈압성 뇌증은 뇌의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 순환장애가 발생해 생기는 병으로 중증일때는 반신이 마비되든가 의식이 흐려진다. 뇌졸중 증상이 잠시 발생했다가 하루도 안돼 씻은 듯 좋아지는 경우(일과성 뇌허혈 발작)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얼마 후 본격 뇌졸중으로 재발될 수 있으므로 심각한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뇌졸중의 위험인자는 고혈압이다. 고혈압의 정도가 심할수록 뇌졸중의 위험도 높으며, 이런 경우 비교적 젊은 사람에게서도 발병할 수 있다. 한국인에게서 고혈압이 특히 문제되는 것은 평소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다. 심방세동, 판막증 등의 심장병도 중요한 위험인자다. 이런 상태에서는 심장 안쪽 벽에 혈전이 생기기 쉬우며 이것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 역시 여러 뇌혈관에 손상을 주어 뇌졸중을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인자다. 뇌졸중의 기왕력을 갖고 있는 환자 또한 뇌졸중의 재발률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이 밖에 뇌졸중의 위험인자로 간주되는 것들로는 고지혈증, 혈중혈색소의 증가, 비만, 피임약, 술, 담배 등을 들수 있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3배 가량 뇌졸중의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이 있는 환자가 담배를 피우는 경우 위험성은 20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뇌졸중의 증상은 많은 차이가 있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세포의 일부가 죽게 되면, 이 부위에서 담당하던 기능에 장애가 오고 이것이 곧 뇌졸중의 증상이 된다. 가벼운 경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가 후유증없이 회복되기도 하나 대부분의 경우 의식장애,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비교적 흔한 증세는 반신마비와 반신 감각장애를 비롯해 ▲언어장애 ▲발음장애 ▲시력 및 시야 장애 ▲복시 ▲두통 ▲어지럼증 ▲의식장애 ▲식물인간 상태 ▲치매 등이다.
또 뇌졸중의 위치에 따라 글을 못쓰거나 못 읽게 되는 수도 있고 말을 하거나 알아들을 수는 있으나 혀, 목구멍, 입술 등이 근육이 마비돼 정확한 발음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못삼키는 장애가 같이 동반되기도 한다.뇌졸중이 갑작기 발병했을 때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는 가능한 한 육체적, 정신적으로 안정을 시키는 것이다. 상반신을 높게 해 심장보다 머리를 높여 뇌압이 더 이상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김문찬 교수는 “응급실로 옮기기 전 응급처치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다. 옆으로 몸을 뉘여 음식물을 토하더라도 안전하게 해야 하며 토한 것은 끄집어내야 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의적인 응급약을 먹이는 등 시간을 지연시키지 말고 발병 즉시 이송해 전문적인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환자가 처음 한주를 무사히 넘기면 일단 위험한 시기는 지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여러가지 합병증이 나타나 오래 고생하거나 생명을 잃게 되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의 예방은 고혈압 관리와 금연 등 일반적인 생활에서부터 평소 앓던 질환의 관리가 기본이다. 일반적으로 반신의 감각 마비나 갑작스런 시력저하, 언어장애, 두통과 구토, 어지럼증, 팔다리 저림의 증상이 생기면 뇌졸중 전에 나타나는 증상들로 여기고 세심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성주 보건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