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척추측만증이나 디스크는 일반적으로 수술을 하지 않고는 고칠 수 없는 고질로 알려져 있지만 70% 정도는 바이오 메카닉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 ||
IMF체제의 불경기를 거쳐 의약분업이란 구조조정을 겪더니 이제 선진 외국의 의료기관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큰 시련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의료기관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해법은 의료시설의 전문화와 기술의 통합화다.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는 의사들이 한데 모여 특정 질병에 대해 완벽한 전문 클리닉을 개설하는 것. 대형병원들처럼 고가의 시설을 들여오는 것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개인 의원들 사이에 통폐합이 활발해진 것도 이에 따른 현상이다. 척추치료를 근간으로 하는 서울 심스클리닉은 이같은 리노베이션을 통해 원스톱 치료체계를 구축한 전문화 클리닉중 하나다.
고등학생인 S군은 거의 1년 넘게 목이 아파 고생을 했다. 자고 일어나면 뻣뻣해지고 책을 보다가 옆으로 돌아보기가 어려웠다. 물론 정형외과 한의원 등 여러곳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그 때마다 상태가 좀 수그러드는 듯 했을 뿐 시원하게 풀리질 않았다. 간이 나쁘다는 말을 들었지만 간에 좋다는 한약으로 낫지 않았고 진단상으로 문제가 확연히 나타나지 않으므로 섣불리 수술을 받을 수도 없었다.
목이 아파 불편한 자세로 공부를 하다보니 어깨 근육도 곧잘 뭉치곤 해서 몸 전체가 문제가 생기는 기분이었다. 공부에 집중이 안돼 곤란을 겪었고, 한창 때 다른 아이들처럼 마음대로 뛰어다닐 수가 없으니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다가 척추 전문 클리닉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일반 정형외과와 달리 항생제나 수술 같은 기존의 처치법에 의존하지 않고 특수한 정밀 기기를 이용한 아틀라스 치료에다 물리치료와 운동요법 등을 병행해 골격의 문제를 해결하는 바이오메카닉 척추치료를 받았다. 방학을 이용해 한달 정도 집중 치료를 받은 뒤 S군은 목의 통증이 사라져 예전처럼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았다. 좋아하던 농구도 다시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다.
바이오메카닉 척추치료는 수술을 하지 않는 4세대 치료법으로 미주에서 먼저 개발된 것. 진통제와 수술에 주로 의존하면서도 쉽게 재발이 되는 기존의 디스크나 척추측만증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 치료법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벌써 10년쯤 된다. 정통적인 수술치료를 선호하는 국내 환경에서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하다가 정형외과 전문의 심제성 원장(서울 심스클리닉) 등에 의해 정착되었고 점차 대표적인 비수술 척추치료 요법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난 96년에는 연세대 의대 윤방부 교수(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복원의학회’가 결성되면서 바이오메카닉 척추치료는 복원의학으로 이 땅에 뿌리를 내렸다. 이 학회에는 지난해까지 2천명 가까운 의사와 의료인들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 바이오메카닉요법 시술 모습. | ||
지금도 디스크 치료의 신기술들은 디스크나 연골을 덜 아프고 보다 신속하며 깔끔하게 제거하는 방법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레이저 같은 첨단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수술이라는 원론에서는 발전이 없는 것.
그러나 수술은 본래부터 몸 안에 있던 조직의 일부를 잘라내 손상시키거나 철심과 같은 인공 보조물을 이식해야 하기 때문에 평생 몸 안에 이물질을 넣고 살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예민한 사람은 체온 변화에 따라 이물감을 느끼기도 하고 수술한 자리가 다시 아파오는 경우도 많다.
가장 좋은 것은 제 자리에서 튀어나온 디스크(추간판)을 물리적인 방법으로 제자리에 돌려놓거나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아주는 것.
바이오메카닉 치료법이 바로 그런 원칙을 따른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에 따르면 디스크 환자의 상당수는 수술을 받지 않고도 얼마든지 정상을 되찾을 수 있다. 심제성 원장은 “보통 디스크 환자의 경우 70% 이상은 수술을 하지 않고 얼마든지 완치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척추측만증의 경우도 시간이 다소 걸리기는 하지만 바이오메카닉스 치료법만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경우가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 아직 나이 어린 학생들의 가벼운 휨 현상은 보다 쉽게 교정될 수 있다. 이 방법만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는 발걸음이 비틀거릴 정도로 증상이 아주 심한 환자들인데, 이 경우는 수술 전문 정형외과를 소개받게 된다.
의료개방을 목전에 두고 많은 개인 병원들이 특성화 클리닉으로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시설과 기기를 무한정 늘리거나 고급화할 수 없는 개인 병의원들이 서로 관련된 특정 기술과 시설끼리 한데 합쳐 한가지 질환에 관련된 복합적 치료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도록 협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특징이다.
비뇨기과의 경우 수술 전문의와 성기능 전문의가 한데 모이고 피부과의 경우 레이저 치료실과 피부관리실을 결합하기도 한다. 치과 의원만 해도 보철 전문의와 교정전문의 성형 전문의가 한데 모인다.
척추치료에서 바이오메카닉 요법 전문인 심스클리닉(02-3448-4100) 역시 이같은 미래형 복합 시스템을 구축한 특성화 클리닉의 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치료에 필요한 여러 단계의 치료 시설을 한데 모으는 한편 치료실마다 전문 치료사나 의사가 따로 있어 전문성 있는 처치와 처방을 내리고 있다.
이 병원의 진단시설. 전신을 한꺼번에 촬영하는 특수 엑스레이 투시기가 전신 골격을 한장의 필름으로 담아낸다. 진단실에서는 전신 필름을 모눈종이처럼 촘촘히 줄이 쳐진 판독기에 올려놓고 경추와 척추에서 각 부분이 휘어있는 방향과 각도를 좌표화 하여 분석한다. 휨이 있는 부위를 좌표분석에 따라 미세한 에어건을 이용해 가격하면서 제 자리를 잡아준 뒤 동양의학의 추나요법과 같은 안마와 물리치료로 골격을 바로잡는다.
운동요법실은 마치 헬스클럽과 같은 시설을 갖췄다. 혼자 하는 운동과 정형외과적 견인치료 등을 받는 곳이다.
운동요법은 1)통증완화 2)근육이완요법 3)관절운동범위 증진 4)근육강화 및 재발방지 단계를 거쳐 5)골프와 구기운동 같은 일반 운동으로 단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만성통증의 진단과 치료에는 FIMS라는 새로운 치료법이 적용된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통증조절센터가 개발한 이 치료법은 척추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적인 통증을 다스리는 새로운 치료법이다. 오래동안 허리가 굽어 아프기까지 한 신경통 등 척추주위 근육단축증후군을 다스린다.
만성 두통, 디스크 증세와 척추관 협착증, 만성 기능성 위장관 증후군, 수근골 증후군, 오십견, 악관절통 등에 효과적이다.
의료 개방은 의료계에는 심각한 위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도전이 국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리라는 게 일반 소비자들의 은근한 바램이다.
의료계는 선진 의료시스템에 맞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자기 혁신과 의료 시스템의 이노베이션이 결과적으로 우리 의료 기술의 잠재력을 밖으로 끌어내는 긍정적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기득권에 안주하여 변화가 없는 병원보다는 새로운 접근법과 새로운 기술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그에 따른 비용의 상승은 국가와 의료계가 함께 고민해줘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