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처럼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침공한다면?
“우리가 지구를 구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에서 외계침공을 맞은 美 대통령이 전 세계 시민을 향해 던진 메시지입니다.
모든 것이 파괴된 그 순간 이 절박한 메시지가 전달된 유일한 통로는 ‘단파 라디오’
바로 비상사태 시 마지막으로 쓸 수 있는 국제 통신수단입니다.
3㎒~30㎒ 영역대의 주파수로 송신되는 단파는 전 세계로 도달되고 먼 외국에서도 청취가 가능하죠.
사실 단파라디오는 냉전의 산물입니다. 머나먼 국경 넘어 상대편 국민들이 청취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단파라디오를 이용했죠.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냉전시기 설립된 단파 방송국들이 여전히 방송을 송출중입니다.
지금도 남북은 서로 간 단파를 송신하며 60년 넘게 ‘라디오 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한국에선 단파 라디오 소지가 금지된 이유기도 합니다.
한반도의 단파 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죠.
‘전쟁의 산물’ 단파 라디오에 어두운 면만 있는 건 아닙니다. 전 세계에는 각국의 단파 방송을 청취하는 ‘단파 마니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라디오가 쇠퇴한 오늘, 라디오의 감수성을 찾는 ‘감성쟁이들’이 있습니다.
단파 마니아들 사이엔 독특한 수신문화인 ‘QSL카드’가 있습니다. 바로 외국의 단파 수신에 성공한 마니아들이 해당 방송국에 “방송을 잘 받았다”고 보고하는 문화입니다.
그 순간 마니아들이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겠죠?
아날로그 방식으로 세계와 대화하고 싶다면 단파 라디오를 켜보는 게 어떨까요? 당신도 라디오로 세계와 소통할 수 있습니다.
취재 한병관 기자/ 디자인 백소연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