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한반도에서 황새가 사라진 후 45년 만에 자연 부화한 새끼 황새 23일 둥지를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자연 둥지에서 새끼가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 것은 아마도 1971년 충북 음성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군에 따르면 자연번식 성공을 기념해 ‘자연’의 앞 글자와 뒷 글자를 따 ‘자황이’와 ‘연황이’로 이름 붙여진 이들 황새는 지난 5월 20일과 22일 각각 태어난 암컷 황새로 65일 만인 이날 힘찬 날개짓으로 하늘 높이 날아올라 예산황새공원 주변을 아름답게 비행하다가 예산황새공원 습지에 첫 발을 디뎠다.
남형규 예산황새공원 연구원은 “이소는 진정한 의미로 자연에 적응해가는 첫 발을 띈 것”이라며 “앞으로 새끼 황새가 자연에서 어떻게 적응해 가는지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둥지를 떠난 새끼 황새는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예산황새공원에서 자연으로 방사한 황새 8마리 중 암컷 ‘민황이’와 수컷 ‘만황이’의 새끼로 이들 부부는 지난 4월 예산황새공원으로 돌아와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어 자연번식에 성공하는 첫 사례를 남겼으며 그동안 먹이를 잡아와 먹이고 날개를 펴 그늘을 만들어 주는 등 정성스럽게 돌봐왔다.
또한 군은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진행된 황새 방사행사를 통해 자연으로 돌아간 암컷 ‘민황이’와 수컷 ‘만황이’의 새끼인 이들 황새의 이소 시점이 다가오면서 아기 황새의 일거수일투족을 CCTV를 통해 세심하게 관찰해 기록을 남기는 등 각별하게 신경써왔다.
아울러 지난 18일 시목리 단계적 방사장에서 진행된 3차 황새 방사와 방사 된 황새의 귀향, 자연번식, 새끼 황새의 이소까지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진행을 통해 예산군이 최적의 황새 서식지일 뿐만 아니라 인간과 환경이 더불어 살아가는 ‘청정지역’임을 다시금 입증했다는 평이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자연번식에 성공한 ‘자황이’와 ‘연황이’가 예산군의 꿈과 희망을 품고 전세계로 비상하길 바란다”며 “많은 위험에 직면하게 되겠지만 건강하게 자라서 내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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