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엔 허혈성 심장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 세브란스 병원의 심도자시술 장면. | ||
최근 대한순환기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심근경색증 환자의 62%가 발병 직전까지도 건강에는 매우 자신이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심장이나 혈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거의 알지 못했다고 한다.
심장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자신의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40~50대 중년이 되면 누구나 자신의 심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심혈관계통 질환을 조심해야 하는 경우,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수칙 등을 알아봤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일분 일초도 쉬지 않는 기관이 바로 심장이다. 펌프작용으로 온몸에 혈액을 보내 산소와 영양분을 전해준다. 심장은 1분에 60∼90번을 뛰며, 이를 통해 약 4~7ℓ 정도의 혈액을 내보낸다. 하루 양으로 계산하면 6∼10t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이처럼 중요한 기관이므로 일단 심장이 손상되면 치명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술 담배 스트레스 등 심장에 해로운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조승연 교수는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질병은 동맥경화증을 만들어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심장병은 물론 뇌경색 하지혈관폐쇄를 만든다”며 “심장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혈압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자주 체크하면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선천성 심장병이나 심한 판막질환 등은 수술이 필요한 심장병에 속한다. 하지만 이런 질환도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심장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심하게 좁아지는 협심증이나 완전히 막히는 급성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병이 크게 늘고 있다.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심장근육이 허혈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때는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좁아진 정도가 70%를 넘으면 운동이나 흥분했을 때 아주 무거운 것에 눌리는 것 같거나 가슴이 부서지는 듯하다. 죽음의 공포를 느낄 정도의 심한 통증이지만 대개 휴식을 취하면 5~10분 내에 저절로 가라앉곤 한다. 그러나 20~30분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위험한 상황이므로 빨리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
허혈성 심장병을 일으키는 주범은 동맥경화증. 지금까지 밝혀진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는 다음과 같다.
▲흡연: 니코틴이 심박수를 증가시켜 심장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한다. 또 담배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는 심장으로 가는 혈액 속의 산소량을 감소시킨다. 흡연자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혈증을 가지고 있다면 심장병의 위험은 더 커진다.
▲고혈압: 보통 성인의 정상 혈압은 120/80mmHg. 심장이 수축해 혈액이 분출되는 순간의 압력(수축기 혈압)이 120mmHg이고 혈액이 유입되는 확장기 혈압이 80mmHg이라는 뜻이다.
혈압이 이보다 낮아지면 각 장기로의 혈액 공급이 어려워지고, 반대로 혈압이 지나치게 높으면 혈액이 센 압력으로 흐르게 되므로 혈관을 손상시켜 여러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장에 생기는 합병증으로는 심장비대에 의한 심기능의 악화, 심부전이 생겨 호흡곤란 등의 증상으로 고생하거나 위험할 수 있다. 또한 협심증과 심근경색, 돌연사의 주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고콜레스테롤증: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혈전을 만들어 동맥경화증을 만든다. 혈액 중 콜레스테롤은 200mg/dl 이하(이미 관상동맥질환인 경우에는 160~180mg/dl)가 적당하다.
▲당뇨병: 중년 이후 생기는 제2형 당뇨는 관상동맥질환의 위험 요인이다. 남성에서는 2배, 여성에서는 4~6배 위험도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직계 가족 중 젊은 나이에(남성 55세 미만, 여성 65세 미만)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한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공복시 혈당은 126㎎/dl 이하가 안전하다.
▲나이: 남자 45세, 여자 55세 이상이면 동맥경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 초과된 체중만큼 심장이 일을 더 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지기 마련이다. 비만의 기준인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이면 주의대상. 체질량 지수란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운동 부족: 규칙적인 운동은 심장을 단련시켜 심장 발작을 예방한다.
이 가운데 나이나 가족력은 스스로 바꿀 수 없는 부분이지만, 비만이나 흡연 운동부족 등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제거할 수 있고, 고혈압이나 당뇨, 높은 저밀도 콜레스테롤 등은 운동과 식이요법, 약물요법 등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심장위험도 자가테스트
해당되는 항목이 많을수록 위험도가 높은 편이다. 7번 항목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곧바로 협심증 검사를 받아보자.
1. 혈압이 높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2.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3. 비만이다.
4. 하루 20개비 이상 담배를 피운다.
5. 안정된 상태에서도 맥박이 1분에 80회를 넘는다.
6. 계단을 오를 때 심하게 숨이 찬다.
7. 가슴이 조여드는 듯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
8. 부모, 조부모 중에 심장병 뇌졸중 고혈압과 관련된 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배장환 교수(경희의료원 순환기내과) 조승연 교수(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경진 교수(을지대학병원 순환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