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을 주목하라
먼저 이 전 시장은 군 면제 의혹, 출생지 문제, “숨겨놓은 여자와 자식이 있다”는 사생활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런데 국회 주변 정보관계자 A 씨는 이에 대해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 전 시장의 군 면제 의혹이나 아들 병역 문제보다는 현대 재직 시절을 주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현재 이 전 시장이 보유하고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은 그가 현대건설 회장 재직 때 구입한 것이다. 그런데 당시의 부동산 획득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이야기가 있다. 구체적인 액수까지 나돌고 있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 관련설도 있다. 같은 현대가 출신인 정몽준 의원(현대중공업 고문)도 이 문제를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두언 의원은 “(부동산 형성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해) 현대에 있을 때 외국손님 접대용으로 지어준 논현동 집,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공로로 받은 서초동 부동산, 지하철 공채대금으로 불하받은 양재동 부동산뿐이다. 오히려 웬만한 다국적기업 CEO의 1년치 연봉 정도밖에 재산이 안 된다”라고 주장한다. 이 전 시장이 재산을 증식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피해를 준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전 시장 측의 또 다른 관계자도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계속 유언비어를 흘리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누군가가 10개의 의혹을 제기한다면 우리는 30개 이상의 자료를 확보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어떤 검증 문제도 자신 있다. 팩트를 가지고 주장하라”고 밝히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도 검증론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박 전 대표의 사생활과 정수장학회 의혹 등이 있다. 지난 1979년 청와대에서 나와 1997년 한나라당 고문으로 정계에 진출하기 전까지 그의 사생활은 거의 베일에 가려져 있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수장학회 문제도 민감한 사안이다. 박 전 대표가 지난 2005년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직접적 관계는 없어졌지만 그동안 여권에서 정수장학회 설립과정을 둘러싸고 ‘강탈’ 등 온갖 의혹을 제기해 온 만큼 검증과정에서 이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새마음봉사단 문제는 한때 박 전 대표의 최 측근이었던 최태민 목사(1994년 사망)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내린다. 최태민 목사는 지난 1978년 박 전 대표를 새마음봉사단 전신인 구국여성봉사단 명예총재로 추대한 뒤 퍼스트레이디와의 관계를 배경 삼아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박 전 대표가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그를 주로 취재했던 전직 언론인 B 씨는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와 최 목사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1975년 초였다. 최 목사가 박 전 대표에게 자주 편지를 보내 가까워지게 되었다고 하는데 최 목사가 보낸 편지에 ‘꿈에 돌아가신 육영수 여사를 보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꿈 이야기 가운데에는 박 전 대표만 아는 특이한 점이 너무 많아 그가 최 목사를 신뢰하고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고 밝히면서 “그 뒤 알려진 대로 최 목사가 이권에 개입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자 청와대 비서실과 나중에는 중앙정보부까지 나서서 그 문제를 조사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한 뒤 중앙정보부가 박 전 대표와 최 목사에 대해 조사했던 ‘X파일’이 청와대 비밀금고에 발견돼 전두환 정권으로 넘어갔고 그 중 일부는 지금까지도 일부 세력이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최태민 목사는 1994년 사망하기 전까지 박 전 대표의 곁을 지키며 그를 도왔고 그 뒤에도 최 목사의 사위 J 씨가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으로서 2003~2004년경까지도 공개적으로 그를 도왔다”고 밝혔다.
그런데 박 전 대표는 지난 2004년 7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 “그분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다. 저에게는 고마운 분이고 그래서 음해도 많이 받았다. 돌아가신 지가 벌써 10년이 다 돼 간다. 정권이 몇 번 바뀌는 동안 친척까지 이 잡듯이 뒤지고 조사도 많이 했지만 아무 것도 드러난 것이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한 적이 있었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도 이에 대해 “그 문제는 이미 검증이 몇 번 끝난 얘기다. 너무 오래 전 이야기다. 누군가 의혹을 제기한다고 해도 별다른 내용이 없기 때문에 헛수고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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