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는 선미촌을 문화예술마을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 성매매업소로 사용된 건물에 대한 매입계약을 체결하고 등기이전 절차를 밟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대상은 선미촌내 4필지(628㎡)로 폐공가와 일반 건물이다. 현재 선미촌내에는 190여필지에 110여채의 폐공가나 창고, 건물 등이 있다.
이번에 매입한 건물은 선미촌 중앙에 위치한데다, 앞서 지난 4월 매입한 선미촌 내 폐공가와도 인접해있어 선미촌의 기능전환을 위한 공간 활용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우선 기존에 매입한 폐공가에 대한 특정폐기물 처리를 완료한 상태로, 이달 중 일반폐기물 처리를 완료하고 쪽방형태의 여인숙건물의 일부를 보존해 성매매업소의 기억의 공간으로 남겨둘 계획이다.
오는 10월 초에는 상설 전시공연공간으로 정비된 폐공가에서 그 첫 번째 행사로 조형예술가 소보람씨의 ‘눈동자 넓이의 구멍으로 볼 수 있는 것’을 주제로 한 설치 미술전을 연다.
이번 설치 미술전은 선미촌을 서노송예술촌으로 기능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첫 번째 성과물로, 선미촌에 문화예술의 씨앗을 뿌리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이와 함께, 시는 이번에 매입한 성매매업소에 대해서는 지역의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정주형 창작예술공간으로 조성해 선미촌에 문화적 활력을 불어 넣는 핵심문화거점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쪽방의 기능전환을 통해 1단계로 오는 9월부터 10월까지는 ‘쪽방의 기록(가제)’을 주제로 사진·영상 등 시각예술가들이 선미촌 내 공간에 대한 기록을 탐색한다.
10월부터 11월까지는 ‘쪽방 전시(가제)’를 주제로 미디어아트 예술가들이 여성인권과 성매매, 여자 등을 주제로 홀로그램, 미디어 피사드를 활용한 기획전시를 진행한다.
또, 오는 12월에는 ‘한 달 살아보기’라는 가제로 여행가와 작가, 블로거 등이 생활창작공간으로 쪽방 커뮤니케이션 지원, 결과물 전시, 선미촌에 대한 담론, 이슈 생산공간 역할 수행을 할 계획이다.
오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쪽방의 예술공간화 작업으로 인접한 매입 폐공가와 연계 시키는 2단계 사업과 3단계 정주형 예술창작공간화 작업을 거쳐 선미촌 기능전환의 핵심문화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시는 1단계 사업 완료 후 지역예술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밖에, 전주농협에서 임차한 기린대로변 꽃집의 임대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해당 부지에 있던 주차장과 컨테이너 등을 철거하고, 잔디와 키 작은 수목이 식재된 포켓공원으로 조성해 선미촌을 점차 열린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앞서, 시는 선미촌 내 건물주들에게 건물을 성매매영업소로 이용하다 적발될 경우 재산몰수와 형사처벌 등 재산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안내문을 3차례 발송했다.
시는 향후 건물주들과의 지속적인 만남과 설득을 통해 성매매업소로 사용된 건물을 매입하고, 이를 영세 예술인들에게 임대해주는 사업도 검토할 계획이다.
손영칠 전주시 도시재생과장은 “전주문화재단과 협력해 선미촌의 문화재생사업을 병행 추진, 한옥마을에 오는 관광객들을 유입시키고 쇠퇴해가는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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