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중년 환자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광명인병원 정윤 과장 진료장면. | ||
뼈와 뼈를 연결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부위가 관절.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질환보다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참고 지내다가는 병만 키우게 된다. 통증이 심해 걷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학회의 통계에 의하면 1990년대 초에 국내에 도입된 인공관절 수술은 해마다 10% 정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작년 한해 이루어진 수술만 해도 3만 건 정도로 추정된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연령층으로는 65~75세가 가장 많은데 70대 이상 환자 10명 중 3명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
인공관절 수술 하면 고관절보다는 무릎 부위의 슬관절을 수술하는 경우가 더 많다. 좌식생활을 하고 쪼그려 앉는 등의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무릎에 인공관절을 하는 가장 주된 원인은 퇴행성관절염이다. 무릎 관절을 오랜 기간 사용해 연골(뼈를 감싸고 있는 부분)이 마모되거나 노화현상으로 나타나는 관절염으로, 환자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노인이다.
하지만 젊다고 방심할 수만은 없다. 젊은 층의 퇴행성관절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한 전문병원의 조사 결과 40대에 노년 질환인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앓는 환자 비율이 2003년 10.2%, 2004년 15.7%, 2005년에는 19.6%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운동이나 교통사고 낙상 등의 외상, 비만이 주범으로 꼽혔다.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은 “요즘 웰빙 열풍의 영향으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지나쳐서 오히려 관절에 무리를 주고 있지는 않는지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에는 특히 한창 사회활동을 하는 젊은 층에서 많이 이루어진다. 한 예로 SK와이번스의 김재현 선수(31)가 고관절 괴사로 인해 2002년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도 했다.
△무릎관절=무릎에 인공관절을 하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퇴행성관절염이고, 이외에 류머티즘 관절염, 외상 후 관절염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 인공관절 삽입 전과 후 엑스레이 사진. | ||
초기가 아니더라도 말기 환자만 아니면 무릎에 작은 구멍을 내서 관절내시경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가 아예 불가능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로 닳아 없어진 원래의 연골 대신 인체에 해가 없는 소재로 만든 인공 연골을 끼워주는 것이다.
주로 관절의 손상이 심해 물리·약물치료를 해도 별 효과가 없고 통증이 심한 경우,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돼 걷기 어려운 등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경우, 다리가 점점 휘어 O자형 다리로 변해 교정이 필요한 경우에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
△고관절=엉덩이뼈 관절인 고관절 부위에 인공관절을 하게 되는 원인으로는 무혈성 괴사가 많고 사고로 인한 골절, 관절염 등도 흔하다. “무혈성 괴사의 경우는 30~50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사고로 인한 골절은 20~40대, 관절염의 경우는 50대 이후에 흔하다”는 것이 관절 전문병원인 광명인병원 정형외과 정윤 과장의 설명이다.
이 중 무혈성 괴사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걸리기 쉬운 만큼 과음을 삼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부신피질 호르몬제인 스테로이드를 너무 오래 쓰거나 고관절 부위를 다친 적이 있는 사람, 잠수를 하거나 터널·탄광에서 일하는 사람, 간질환·신장질환 환자, 장기이식 환자,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도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 또 서양인보다는 동양인 특히 한국인, 일본인에게 많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위의 경우에 해당된다면 6개월~1년 단위로 정기검진을 받으며 고관절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스럽게도 예전에 비해 수술방법이 많이 발전했다. 최근에는 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바꾸는 대신 망가진 관절면만 교정하는 미니 인공관절 치환술, 예전의 피부절개보다 적은 부위를 절개해 수술 후 흉터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 인공관절 치환술, 컴퓨터를 이용해 정확한 시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비게이션 시스템,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방법으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하는 경우 환자 다리의 굽은 정도나 관절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인공관절의 삽입 각도를 컴퓨터 내비게이션이 해결해 준다. 수술 전에 환자의 관절 조건과 해부학적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해놓으면 수술을 하면서 정확한 삽입 각도를 안내해주는 것이다.
인공관절의 수명도 늘었다. 65세 전후에 수술을 받는다고 하면 평균 수명을 생각할 때 거의 평생 쓸 수 있을 정도다. 정윤 과장은 “흔히 인공관절을 하면 10년 후에는 반드시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번 인공관절을 하면 평균 15~20년 정도는 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재질 역시 기존의 인공관절은 코발트와 크롬 합금이나 티타늄 금속 재질이 아니라 옥시늄이라는 특수한 금속, 세라믹 재질의 인공관절이 개발돼 수술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광명인병원 정형외과 정윤 과장,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