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한국노총 창립 61주년 행사에 참석한 대선주자들. 왼쪽부터 손학규 전 지사, 이명박 전 시장, 정동영 전 의장, 박근혜 전 대표.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이명박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한 이명박 전 시장의 경우 정확한 주소지를 알 수 없어 분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조상이 묻힌 선영을 중심으로 풍수적 성격을 살펴본다. 풍수에서는 일반적으로 부모 묘, 조부모 묘, 증조부모 묘의 순으로 후손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본다. 이 전 시장의 증조부와 조부모의 묘가 위치한 곳은 포항시 신광면 만석2리. 신광온천 근처에 있는 이곳은 이 전 시장이 서울 시장에 당선되면서부터 풍수가가 몰려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답사객은 더 많아지고 있다고.
김 교수는 이 전 시장의 증조부와 조부모의 선영에 대해 ‘편안함이 느껴지는 정도’라고 분석했다. ‘지지를 받기는 했으나 약하고, 우백호 끝 부분이 등을 돌린 바람에 수구가 벌어졌다’는 것이 여러 풍수 호사가들의 종합된 의견. 또 다른 풍수 호사가인 민병삼 씨는 고주산 정상 가까이에 있는 이 전시장의 할머니 남평 문 씨 묘를 극찬하며 ‘대권을 잡을 수도 있는 땅’이라고 평가하지만 이는 보편적인 평은 아니라고 한다. 남평 문 씨 할머니의 묘는 청룡 백호가 마치 꽃게가 두 다리를 포개고 있는 듯한 형상으로 감싸고 있다고 한다.
이 전 시장에게 더 영향력이 있는 부모의 묘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송갈1리 영일목장에 있다. 묘 자리로서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지종학 풍수지리연구소장은 이 터에 대해 “규칙과 질서가 전혀 없는 중구난방의 요란한 모습이다. 이 곳의 묘는 그렇듯 무질서한 능선의 옆구리에 쓰였는데, 매우 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무엇 하나 이로움이 없다 하겠다”고 평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인 이 전 시장 집안이 풍수를 그다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출생지는 대구시 중구 삼덕동 5-2번지다. 이곳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해 처음으로 셋방살이를 시작한 곳이다. 대구 중심에 위치한 삼덕동은 부자 동네로 주요 공공기관이 밀집된 정보, 금융, 유통의 중심지다. ‘삼덕동’은 ‘천덕(天德), 지덕(地德), 인덕(人德)’ 세 가지 덕의 기운이 합쳐진 땅이라는 의미로 이곳은 대구의 명산인 대덕산과 연구산(봉산)으로 지맥이 이어진다. 대덕산은 풍수적으로 지기가 강하고 크며 바위가 많은데다가 불꽃 모양의 생김새 때문에 불기운이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이 강한 기운은 북쪽으로 뻗어가면서 부드럽고 순한 기운으로 바뀌는데 이 지점이 바로 연구산(봉산)이다. 대구 사람들은 뜨거운 지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거북바위를 세워놓기도 했다고 한다. 거북은 물에서 장수하는 동물로 불기운을 중화하기 위한 풍수적 조치인 것. 이 순화된 지기는 여러 작은 지맥을 따라 대구 전역으로 퍼지는데 그 가운데 중심 지맥이 봉산문화사거리에서 박 전 대표가 태어난 삼덕동을 거쳐 신천에 이르러 멈추게 된다. 신천은 대구의 명당수로 서울의 청계천과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생가가 위치한 곳은 산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내려오고’ 있는데 이곳에 남향집을 지어 공간배치를 하다 보니 지기의 흐름을 거스르게 된다고 한다. 김 교수는 “이런 집터는 풍수적으로 나 홀로 거센 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형국”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풍수적으로 박 전 대표의 삼덕동 생가 터는 위기를 헤쳐 나갈 지도자의 땅이지만, 태평한 시대에는 그 힘이 반감될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을 큰 위기의 시대로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해석이 다양할 수 있다. 만약 나라가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면 박 전 대표의 지도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 김두규 교수와 그의 책 <13마리 용의 비밀>. | ||
그러나 박 전 대표에게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부모의 묘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묻힌 동작동 국립묘지는 ‘조선 최고의 명당’으로 꼽히는 곳. 그런데 이렇게 좋은 명당 안에서 정작 박 전 대통령 부부가 영면하는 자리는 불행히도 가장 안 좋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풍수가들 사이에서 ‘묘에 물이 찬다’는 얘기가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또한 김 교수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내외의 묘소는 지맥이 연결되지 않았고 형국이 외롭다’고 한다. 김 교수는 “생가와 상모동 선영의 강한 기운이 동작동의 불리한 풍수적 난점을 넘어서 유리하게 작용하게 될지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손학규 손학규 전 경기 지사의 경우 답사를 위해 기초자료를 부탁했지만 가족회의 끝에 생가와 선영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가족들이 직접적인 공개를 꺼린다지만 한 사람의 대권주자이며 동시에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공인”이기에 생가와 선영에 대해 글을 남긴다고 언급했다. 손 전 지사의 선영은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의 한 묘원 안에 있다. 손 전 지사의 선영은 풍수 공부를 위한 몇 가지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선영 주변의 형세를 살펴보면, 주산으로부터 혈처(무덤)에 이르기까지 산의 능선(내룡)이 이어지는데 그 모양과 석질, 토질의 변화가 중요한 공부거리라고 한다. 또한 무덤이 자리한 혈처와 주변의 생김새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그 모양새도 중요한데 손 전 지사의 광탄면 선영은 ‘사람이 두 다리를 벌리고 있는 형상’과 닮았다 하여 보통 ‘개각혈(開脚穴)’ ‘합곡(合谷)’ 등으로 불린다. 두 다리를 벌리고 있을 때 혈처는 바로 생식기에 해당하는 지점이므로 풍수 호사가들이 눈여겨보는 자리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손 전 지사 선영의 경우 개각혈의 혈처에 들어앉아 새 세상을 이끌 강한 지도자의 기운을 잉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동영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생가로 알려진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회문산 자락 율북리는 ‘산길과 물길의 흐름이 서로 태극 모양을 이루는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으로서 예부터 길지로 여겨지는 땅’이다. 적어도 고향 마을만 보자면 정 전 의장 역시 선영이 명당에 자리한 일부 다른 후보군들과 자웅을 겨룰 만 하다는 것. 김 교수는 “선영 또한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정 전 의장이 앵커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게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평했다.
정 전 의장의 생가 역시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데 그의 자서전 <개나리 아저씨>와 홍은희 씨의 <훌륭한 어머니>에 수록된 정 전 의장 모친의 회고에 따르면 어느 정도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 종합하면 육북리와 순창 모두 중요한 삶의 터전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정 전 의장의 숙부는 “육북리는 (정 전 의장이) 유년기를 보낸 땅이며 실제 태어난 곳은 순창읍”이라는 구체적인 증언을 한 바 있다고 한다. 한편 정 전 의장 역시 한 강연에서 자신의 고향을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율북리 544번지’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한편 정 전 의장의 생가는 회문산과 구림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성미산 자락에 있다. 성미산은 주변 산·봉우리와 나선형으로 감아들고 있는 모양을 띄고 있어, 큰 뜻을 품은 한 마리 용이 똬리를 틀어 자신을 품은 산에다 몸을 숨기는 반룡(盤龍)의 형세다. MBC의 앵커로 이름을 날리던 정 전 의장이 정계에 입문하고 차세대의 지도자로 급부상할 당시 풍수가들뿐 아니라 많은 정치인들도 이곳을 찾아 한 때 선영으로 가는 길이 반들반들해질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터에 대해 풍수가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일부 풍수가들은 이곳을‘군왕혈(君王穴), 대통령이 나올 자리’라고 평가하고 있는 반면, 지종학 풍수지리연구소장 등은 “조부모 묘가 좋은 반면 부모 묘는 험하게 생긴 바위로 둘러싸인 형국으로 이렇듯 물이 쏟아지는 계속에 무덤을 쓰는 것은 풍수의 극히 기본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한다.
정운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생가는 충남 공주시 탄천면 덕지리 409번지다. 이곳 생가의 발원지인 계룡산은 생김새로는 ‘불꽃 모양’의 산이고 지질로 보아서는 바위가 많은 강기(剛氣)의 땅이다. 이러한 성격의 땅은 일반인의 거주지라기보다는 종교인의 거주지로서 적절하다고 한다. 정 전 총장의 고향인 덕지리 하효동과 계룡산이 연결된 모양을 살펴보면 반달모양이 되면서 동시에 활모양이 된다. 청황봉과 하효동으로 이어지는 일직선은 활시위에 해당하며 그 시위에 얹힌 화살은 다시 정확하게 한양을 향한다.
김 교수는 “금강이 개성과 한양을 향해 활을 겨냥한 반궁수(反弓水)라면, 하효동과 계룡산 천황봉으로 만들어지는 지세를 반궁산(反弓山)이 된다”며 “반궁수가 소리를 내며 성급하게 일을 이루려고 드는 반면 반궁산은 인자의 덕으로 조용히 일을 성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전 총장의 생가가 위치한 집터는 피지 않은 꽃봉오리의 화심(花心)에 해당하는 곳으로 ‘짜임새가 꽉 조이는 아주 작은 혈로서 지나치게 조용한 곳’이다. 즉 ‘종과 같아서 때리지 않으면 울리지 않을 군자’의 터. 김 교수는 “만약 누군가 북채를 들고 종을 두드린다면 튼튼하고 확실한 돈줄과 참모들, 후원자들과 지지다자들이 조직적으로 모여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총장의 부모 선영은 서울 망우리 공동묘지에 있으며 구리시를 바라보고 안장돼 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회룡은산형(回龍隱山形)으로 선영의 위치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산 속에 몸을 숨긴 모습이다.
또한 조부모 묘가 있는 탄천면 국동마을 뒷산은 외부에 노출될 염려가 없어 전쟁이 나도 별 탈 없이 무사할 수 있는 곳으로, 흔히 말하는 승지(勝地)다. 조부모 묘는 좌청룡이 길게 감싸고 있으며 무덤 좌측 아래에서 물길이 처음 시작하는데 이럴 경우 ‘돈을 우습게 안다’고 한다. 또 이 바로 위에 큰 바위가 있는데 바위의 모양이 좋고 박힌 돌이면 권력을 상징한다.
대권후보라는 입장을 감안해 풀이하자면 ‘권력자가 챙겨주고 돈을 스스로 생기는 자리’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생가와 선영을 모두 풀이했을 때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주변의 자발적인 도움을 많이 받을 자리’라고 한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