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비나무 수형
[대전=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남성현)이 경북 영양군 일월산에서 처음으로 영동지방 최남단 분비나무 서식지(평균나이 100살)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분비나무(Abies nephrolepis)는 고산/아고산대에 자생하는 소나무과의 한대성 수종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쇠퇴위기를 맞고 있어 구상나무와 함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등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생물지표로 지정되어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로 인하여 분비나무 주요 서식지인 백두대간의 소백산, 지리산 등에서 쇠퇴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서식지 보전 및 복원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분비나무 서식지는 백두대간이 아닌 경북 일월산에 위치하고 있어, 분비나무 서식환경을 새롭게 구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견은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 6월 발족한 ‘멸종위기 자생 침엽수종 보전ㆍ복원 기술지원단’의 활동으로 거둔 첫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멸종위기 자생 침엽수종 보전ㆍ복원 기술지원단’은 산림청의「멸종위기 한국고유 침엽수 보전전략 및 비전 선언」에 따른 4개 기본전략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 분야의 융합을 통해 효과적인 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새롭게 분비나무 서식지가 발견된 일월산을 포함한 대부분의 고산/아고산대 침엽수종 서식지는 바다 한복판에 고립된 섬과 같다.
일월산 주변은 대부분 한 종류의 나무로만 이루어진 숲(순림,純林)에 가까운 소나무숲들이 주를 이루는 반면, 해당 서식지는 분비나무 외에도, 수령이 300년에 가까운 주목, 전나무, 신갈나무, 피나무, 까치박달 등이 섞여 자라고 있어 마치 강원도 고산지역의 숲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와 같이 고산지역에 고립된 생태계는 외부와의 교류가 없어 유전적 다양성이 낮고 기후변화 등 외부요인에 취약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 유지ㆍ증진을 위한 연구와 서식지 관리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분비나무 자생지와 달리 하층에 치수(어린나무)가 상당수 출현하고 있어 향후 기후변화 적응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치가 높다.
국립산림과학원 김경하 과장은 “산림생물다양성의 유지ㆍ증진을 위한 보호지역 지정 및 관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등 국제적인 이슈일 뿐만 아니라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멸종위기에 놓인 산림식물군락의 지속적인 발굴을 통해 산림보호구역을 확대하고 생태적 측면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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