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vs 관료 ‘대북 주도권 싸움’
우선은 현 정권 내부에서 대북 채널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권력암투가 벌어지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다.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의 386 참모진을 대표하고 있는 안 씨와 이화영 의원이 공식 라인을 배제한 채 대북 비선라인을 통해 남북관계 회복과 동시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당시 통일부와 외교통상부, 국정원 등 대북관련 주무부서는 노 대통령이 천명한 투명한 대북정책 기조에 따라 공식라인을 통한 6자회담 복원 등에 주력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번째는 남북 어느 쪽의 이니셔티브로 접촉이 이루어졌느냐는 점이다.
이번 접촉을 중계한 권오홍 씨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당초 권 씨가 북한 리호남 참사를 만났으며 이 과정에서 리 참사가 먼저 정상회담과 특사 방북을 위한 안 씨와의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10월 안 씨와 함께 리 참사를 만났던 이화영 의원은 “베이징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만난 리 참사가 ‘왜 만나자고 하느냐’고 했다”며 “북에서 우리를 만나자고 해서 온건데 저쪽은 거꾸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리 참사와의 만남을 주선한 권 씨 등이 북쪽과 남쪽에 서로 상이한 이야기를 통해 만남을 성사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세 번째는 노 대통령이 이 접촉을 얼마나 알고 있었냐는 점이다.
권 씨는 30일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방북 사실이 보고됐는지에 대해 “지난해 10월 31일 대통령에게 확정 회담, 특사,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담은 보고서와 8가지 경협 사업을 소개한 보고서 등 두 가지를 전달했다. 나중에 모 기자가 (대통령이 보고서를 읽었음을) 확인했다고 얘기해 줬다”고 전했다. 권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이화영 의원이 지난해 12월 16일 방북했을 때 ‘(2006년) 12월 말이나 (2007년) 1월 초에 특사를 받고 한 달 이내에 정상회담을 하자’는 노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면서 “이 의원이 대통령을 면담한 뒤 수첩에 빼곡히 적어 온 것을 정리한 내용으로 뉘앙스가 아주 강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 측은 안 씨나 이해찬 전 총리의 대북 접촉이 정상회담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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