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비누 효능&직접 만들기

남편은 박하 아내는 진주 ‘탱탱해져요’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천연비누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기초적인 재료와 도구사용법만 익히면 초보자라도 원하는 모양과 색으로 쉽게 만들 수 있고 달콤한 향까지 솔솔~ 풍겨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무엇보다 부작용이 적은 천연재료로 아토피나 건조성 피부, 여드름 등 가족의 피부타입에 맞는 비누를 직접 만들어 쓴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사서 쓰는 천연비누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까지 합하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는 천연비누 만들기에 한번 도전해 보자.

요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천연비누 마니아들이 크게 늘고 있다. 방부제나 경화제, 계면활성제 등의 화학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고 허브, 녹차, 아로마 에센셜 오일 등 천연재료만 사용해서 피부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연비누는 어떤 재료를 넣어 만드느냐에 따라 미백이나 영양공급, 진정효과, 해독·항균작용, 모공수축 등의 다양한 효과를 나타낸다. ‘로얄네이쳐’라는 천연비누&화장품 브랜드를 내놓은 (주)미현재의 안미현 대표는“예부터 피부미용 재료로 써 온 녹두비누는 알레르기, 여드름 등으로 열이 오르고 가려운 피부에 쓰면 좋고 라벤더비누는 주름 걱정에, 캐모마일비누는 아토피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진주나 감초, 백강잠, 상백피, 감잎, 비타민 C·E, 메꽃 씨앗 등은 미백효과가 뛰어나서 뽀얀 피부를 갖고 싶을 때 넣으면 좋다. 녹차나 율피, 마치현 등의 천연재료는 모공수축 효과가 뛰어나고 숯, 녹두, 율무, 황백, 황금, 정향, 티트리 등은 해독·항균작용이 우수하다. 현미나 쌀(전분), 꿀, 우유, 홍화, 캐모마일 등은 푸석푸석해진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데 효과만점이다.

또 천연비누를 쓰다 보면 아로마테라피(향기치료)의 효과까지 있다. 천연비누를 만들 때 넣은 아로마 향이 후각을 통해 대뇌로 전달, 호르몬 분비를 돕고 정신적인 안정을 찾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라벤더 향은 우울증이나 불면증, 두통에 좋고 민트는 살균, 감기 완화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비누보다 보습력도 뛰어나다. 만드는 과정에서 숙성기간을 줄이기 위해 피부보습에 좋은 글리세린을 적게 넣은 일반비누와 달리 글리세린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연비누를 쓰면 세안 후에도 피부 당김이 거의 없다. 아토피, 건선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에는 감초나 어성초, 현미, 알로에가 들어간 천연비누를 쓰면서 보습효과가 뛰어난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쓰면 가려움이 한결 줄어든다.

	▲ 한봉숙 교수가 숙명여대 전문가 과정 비누 만들기 수업을 하고 있다.

여드름 등이 많은 지성피부에도 천연비누를 쓰면 효과적이다. 항균효과가 뛰어난 숯, 녹두, 황금, 정향 등의 재료가 들어간 천연비누를 아침저녁으로 사용해서 피지를 먹고 사는 여드름균을 제거하고, 유분이 적은 수분보습용 로션을 만들어 쓰는 게 요령이다.

한번 천연비누 만드는 법을 익혀두면 아이들 생일이나 기념일 등에 주는 선물로도 손색이 없다. 원한다면 천연비누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 공방 등의 소자본 창업을 하거나 천연비누 강사로도 활동할 수 있다.

현재 숙명여대와 한양대 본교·안산캠퍼스, 경북대, 영남대, 위덕대, 경주대 등 전국의 7개 대학 평생교육원에 전문 강사반이 개설돼 있다. 또 대한천연화장품협회(www.knca.org)에서는 천연비누와 DIY화장품을 위한 천연화장품지도사라는 자격증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천연재료를 사용했다고 해도 열이 많은 사람이 인삼을 많이 먹으면 나쁜 것처럼 자신의 피부타입에 맞지 않는 재료를 쓰거나 잘못 사용한다면 오히려 피부건강에 나쁘다.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천연비누&천연화장품 강의를 하고 있는 자연미감 천연연구소 한봉숙 소장은 “건성 피부인데 미용전용이 아닌 거친 분말을 사용하거나 농약, 중금속 등에 오염된 재료, 신선하지 않은 재료를 써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식물성 오일의 경우 유통기한이 6개월 이내이므로 확인 후에 써야 한다. “유통기한이 명확하지 않거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재료를 넣을 때는 팔 안쪽이나 귓불 뒤에 조금 발라서 15분 정도 살펴보는 패치테스트를 해보라”는 게 한봉숙 소장의 귀띔이다.

나만의 맞춤비누를 만들어 보려면 건성이나 지성, 민감성 등 자신의 피부타입에 따라서 비누를 고르되, 다음을 참고로 하면 도움이 된다.

◇할아버지·할머니=혈액순환에 좋은 황토비누, 세포재생에 좋은 인삼비누, 피부에 영양을 주는 꿀비누, 노화예방에 좋은 로즈힙비누·장미비누·곡물비누

◇아빠=피로회복에 좋은 박하비누, 항균작용이 우수한 쪽비누·숯비누, 외부활동이 많으면 알로에비누·삼백초비누

◇엄마=미백에 좋은 진주비누·백강잠비누, 피부재생에 좋은 녹차비누, 비타민이 풍부한 감잎비누·지모비누

◇유아(민감성 피부)=진정·항균작용이 뛰어난 어성초비누·감초비누·알로에비누

◇청소년(여드름피부·지성용)=피지제거에 좋은 율무비누·팥비누·녹두비누, 항균작용을 하는 정향비누·숯비누·삼백초비누, 모공수축 효과가 뛰어난 마치현비누·율피비누, 각질을 제거하는 쌀겨비누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자연미감 천연연구소 한봉숙 교수, (주)미현재 안미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