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9일 한국노총 창립 61주년 기념행사에 온 예비 대선후보들. 왼쪽부터 손학규 전 지사, 이명박 전 시장, 정동영 전 의장, 박근혜 전 대표, 김근태 전 의장. | ||
이명박
이명박 전 시장의 활동은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안국포럼’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안국포럼은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 자리에서 퇴임한 직후인 지난해 6월 개소한 곳으로 이 전 시장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전 시장은 이곳과 더불어 4월 중 여의도에 또다른 캠프를 열고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전 시장은 이곳에서 일주일에 1~2회씩 직접 회의를 주재한다. 이 전 시장이 외부행사 등으로 사무실에 들르지 못하는 날에도 실무진들은 매일 오전 7시 30분에 실무회의를 열고 있다고 한다.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박영준 전 서울시 정무보좌역, 권택기 전 한나라당 미래연대 사무국장, 조해진 전 서울시 정무보좌관, 강승규 전 서울시 홍보기획관 등이 참석자들이다.
이 중 대외언론 관리는 전 서울시 정무보좌관인 조해진 특보와 국회 국방위 전문위원 출신 송태영 특보가 주로 맡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이 전 시장과 관련된 일정 관리는 물론 언론홍보의 전면에 나서 기자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특히 조해진 특보는 이 전 시장이 시장 재임 시절부터 공보업무를 맡아온 공보분야의 베테랑이다. 조 특보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92년 박찬종 의원 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해 6년 넘게 일한 뒤 이회창 전 대통령의 보좌역으로도 5년 가까이 일한 바 있다. 이러한 경력에 이어 이 전 시장의 공보담당까지 맡게 돼 15년 동안 공보업무만을 담당해 온 특이한 이력을 지니게 됐다. 조 특보는 “우연찮게도 대권에 도전하는 정치인들만을 모셔왔다. 공보업무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털어놨다.
조 특보는 이 전 시장이 서울시장에서 야당의 대권주자 신분으로 바뀌면서 공보담당자로서 느끼는 바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시절에는 공보를 담당하는 인원만 수십 명이 넘었던 만큼 조 특보는 자신의 소임인 ‘정무적 공보업무’에만 주력할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이 전 시장 퇴임과 함께 따라나서면서 처음엔 혼자서 공보를 담당했다고 한다. 지금은 공보담당이 세 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이 전 시장의 바쁜 스케줄을 관리하는 일은 만만찮은 일이다. 이 전 시장 캠프의 공보 담당은 조 특보 외에 배용수 전 국회도서관장이 최근 합류했고, 송태영 전 한나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박근혜
박근혜 전 대표의 선거캠프는 여의도 엔빅스 건물에 있는 개인사무실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9월 이곳에 대선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시작했다. 이곳에 상주하고 있는 이들은 측근은 유정복 의원과 김선동 전 대표실 부실장, 이정현 전 부대변인, 구상찬 특보 등 15명 선이다.
언론 홍보를 전담하고 있는 공보분야는 이정현·구상찬·신동철 특보가 맡고 있다. 이들은 박 전 대표의 일정에 따라 업무를 분담해 언론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이정현 특보는 박 전 대표 입장을 기자들에게 ‘전달하는’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박 전 대표의 일정에 거의 동행하는 이정현 특보는 “하루에 받는 전화만 200통이 넘으며 휴대폰 배터리를 3~4개씩 갖고 다녀야 할 정도”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중국통’이며 ‘여의도 마당발’로 불리는 구상찬 특보는 박 전 대표의 일정과 보도 자료를 정리해 기자들에게 뉴스를 제공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구 특보는 서울 강서갑 원외위원장 시절부터 박 전 대표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신동철 특보는 김선동 전 대표실 부실장과 함께 1992년 대선 당시 YS를 적극 지지한 바 있으며 서울시장 후보 경선 당시 맹형규 캠프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이밖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에선 박 전 대표가 1998년 4월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함께 일해 온 정호성 비서관과 안봉근 비서가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99년부터 박 전 대표의 보좌역을 맡고 있는 이재만 보좌관도 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되고 있다.
▲ (왼쪽 위부터) 조해진 특보, 송태영 특보, 배용수 특보, 이정현 특보, 구상찬 특보, 신동철 특보 | ||
손학규
손학규 전 지사의 활동은 서울 서대문구 사조빌딩에 있는 사무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여의도에서 개인사무실이 있긴 하지만 인터뷰 등 대외일정은 대부분 이곳 서대문 사무실에서 소화하고 있다. 그다지 넓은 규모는 아니지만 조용하고 단란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손학규 캠프사무실의 장점. 공보담당자들 또한 “타 캠프에 비해 덜 관료화된 분위기일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공보 전략은 조선일보 부국장 출신인 조용택 공보특보가 총괄해 맡고 있다. 조 특보는 언론인 출신답게 기자들을 대하는 것에 매우 유연하며 캠프 내의 책략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경기도 공보관 출신 이수원 실장과 김주한 팀장, 차재원 부실장, 이재희 씨가 돕고 있다. 경기도 공보관실 홍보기획담당이었던 변광탁 팀장도 뒤늦게 합류해 손 전 지사를 수행하며 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를 수행하는 동안 공보담당자들이 겪은 가장 큰 일은 바로 최근 손 전 지사의 탈당이었다. 이수원 실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같은 대답만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매우 어려웠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하루에 무려 500여 통의 전화를 받으면서 마음 졸이며 보낸 며칠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고 한다. 이 실장은 손 전 지사의 탈당 이후 기자들에게 ‘시베리아에서 보내는 편지’라는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본의 아니게 기자들을 고생시킨 것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한 글이었다. 이 실장은 “마감에 쫓겨 시간 단위로 전화를 걸어오는 기자들에게 속 시원한 얘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보낸 메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보담당자로서 간혹 언론과의 마찰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이 실장은 “기자들 사이에서 ‘핏대’, ‘버럭 손’으로 불리기도 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손 전 지사를 돕는 사람들 중에는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함께 일해 온 이들이 많다. 2004년부터 일을 돕고 있는 이수원 실장 외에 김주한 공보팀장도 16대 총선 선거정책팀, 경기지사 비서관 등으로 10년 넘게 손 전 지사를 모시고 있다. 손 전 지사의 캠프는 이명박 전 시장이나 박근혜 전 대표의 캠프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고 사무실 크기도 턱없이 작다. 하지만 손 전 지사와 보좌진들의 ‘밀착도’는 타 후보에 비해 더 끈끈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정동영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선거캠프는 그의 싱크탱크인 21세기 나라비전 연구소가 중심이다. 경희대 부총장 출신 박명광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정 전 의장의 서울대 동기 권만학 경희대 교수가 소장을 맡고 있다.
▲ (왼쪽 위부터) 조용택 특보, 이수원 실장, 이재경 실장, 양기대 특보, 인재근 씨, 문용식 씨 | ||
그런데 정 전 의장 캠프 내에는 언론계 출신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양기대 전략홍보특보 외에도 공보팀 최창환 씨는 이데일리 편집대표 출신이며 ‘정동포럼’ 기획실장인 박종문 씨는 한겨레신문 도쿄특파원을 지냈다. 이밖에도 한국일보 편집국장 출신 최규식 의원, MBC 경제부장 출신 박영선 의원, 문화일보 정치부장 출신 민병두 의원 등 ‘친정(鄭)’ 의원들 중에도 언론계 출신들이 많고 언론계 후원그룹도 든든한 편이다.
방송인 출신답게 정 전 의장은 ‘언론마인드’에서는 후한 평을 듣고 있다. 특히 대중연설에 능한 정 전 의장은 기자들에게도 호감 있는 정치인에 속하는 편이다. 한 정치컨설턴트는 “정 전 의장은 미디어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 매스컴을 통해 대중을 설득하고 호감을 얻는 데에는 탁월하다”는 평을 했다. 정 전 의장은 인터뷰나 대중 연설에서도 보좌진들의 특별한 도움을 구하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김근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선을 준비해 별도로 마련한 캠프는 특별히 없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그의 외곽조직으로 알려진 한반도 재단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연)가 선거캠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문용식 한반도재단 사무총장은 김근태 전 의장과 22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끈끈한 관계다. 김 전 의장을 ‘대변’해 언론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 문 총장은 ‘평소의 김근태’에 대해 ‘따뜻한 교장선생님’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매스컴을 통해서도 큰소리 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김 전 의장은 평소에도 거의 화내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일단 다른 사람의 얘기를 다 듣고 난 후에야 차분하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스타일이라고.
김근태 캠프는 위원장, 부위원장, 본부장과 특보단, 기획단, 홍보미디어단, 정책, 조직, 총괄 등의 부서를 두고 있다. 이 중 홍보미디어단장을 맡고 있는 김형민 보좌관과 기동민 보좌관이 첫손에 꼽히는 참모진이다. 특히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대협 대변인을 지내기도 한 기동민 보좌관은 선거전략 기획부터 행사 일정까지 모두 살피는 측근 중의 측근.
김 전 의장의 가장 특별한 보좌진으로는 부인 인재근 여사를 빼놓을 수 없다. ‘조용한 내조’를 원칙으로 하는 타 대권후보들과 달리 인 여사는 적극적인 내조법으로 김 전 의장을 돕고 있다. 그 덕분에 김 전 의장의 지지자들 중에는 부인 인재근 여사와 관련된 인사들도 많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재야에서는 부인 인 여사가 김 전 의장보다 더 인기가 많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
김 전 의장의 대외 이미지는 조용하고 신중함을 넘어서 다소 답답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그의 모습은 유머러스하고 말수도 그다지 적지 않은 편이다. 부인 인 여사가 김 전 의장에게 “자주 좀 웃으라”고 조언하고 있는 것도 그의 평소 자연스런 모습을 알리고 싶어서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은 “지지도나 인기를 위해 자신을 상품화시키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 측근의 설명. 하지만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면 김 전 의장의 ‘진정성’을 어떻게 전달하겠느냐는 것이 또한 주변인들이 가진 답답함이다.
조성아 기자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