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가 MPK그룹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사진=고성준 기자
미가협은 지난 6일 정기총회를 갖고 MPK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논의했다. 일부 가맹점주는 제안을 받아들일 의사를 밝혔으나, 대다수의 가맹점주들은 반대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한 가맹점주는 “미스터피자가 저가브랜드인 피자○○ 치킨○○인 줄 아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가맹점주는 “매출 하락으로 인력을 줄이다 보니 사장이 직접 나서 피자를 만드는 가맹점이 대다수다. 치킨 튀기는 인력도 없는 마당에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강하게 거부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본사 직영매장에서 하루 3~4마리밖에 팔리지 않는다더라. 한 달 매출이 300만~500만 원 오른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맞섰다.
이들은 배달매장 전환도 반대했다. 레스토랑매장에서 배달매장으로 전환하려면 매장 이전이 불가피한 데다, 이에 따른 인테리어 비용 등의 부수적인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한 가맹점주는 “그동안 MPK그룹이 챙겨간 돈이 얼만데 고작 121만 원밖에 지원하지 않느냐. 배달 매장으로 이전하려면 MPK그룹이 이사비용과 인테리어비용을 모두 지원하라. 그렇지 않으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다른 가맹점주도 “매장을 이전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광고가 중요한데, 가맹점주가 100% 광고비를 충당하는 현 시스템으로는 결국 가맹점주들만 또 다시 피해를 볼 것”이라며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변화를 꾀한다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MPK그룹이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측에 레스토랑매장에서 배달매장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MPK그룹 측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가맹점주도 있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단돈 100원도 아쉬운 현 상황에서 치킨을 추가로 판매하면 그나마 나아지지 않겠느냐”며 “매장에 찾아오는 손님보다 배달을 시켜먹는 손님이 늘어나는 현 트렌드에 맞춰 우리도 배달에 최적화된 브랜드로 거듭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리미엄만 고집하다 망한 외식 브랜드가 많다. 우리도 그 길을 걸을 수는 없지 않느냐. 불만만 토로할 게 아니라 MPK그룹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생각부터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미스터피자 국내 대표를 맡고 있는 최병민 전무의 발언이 회자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최 전무가 미가협 임원들 앞에서 “(미스터피자가) 이대로 가다간 올해 안에 망한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있었다는 한 미가협 임원은 “망언을 직접 들었다”면서 “국내 대표를 맡고 있는 사람이 가맹점주들 앞에서 그게 할 말인가. 당시 내 귀를 의심했다”고 전했다.
최 전무 발언에 대해 MPK그룹 관계자는 “앞뒤 상황을 모두 배제하고 ‘올해 안에 망한다’는 말만 내세워 MPK그룹을 모함하는 것이다. 당시 가맹점주가 무리한 요구를 했고, 최 전무가 ‘상황이 어렵다’는 말을 하려다 실수로 내뱉은 말”이라며 “직원들끼리 ‘우리 회사 망할 것 같다’는 말을 자주하지 않느냐. MPK그룹 직원들끼리도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실제로 매우 상황이 안 좋다. 최 전무의 말이 왜 망언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유시혁 비즈한국 기자 evernuri@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