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규(왼쪽) 전북도 정무부지사가 8일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삼성그룹의 새만금 7조원 투자 계획 철회와 관련, 삼성측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삼성측에 대화중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전북도 제공>ilyo66@ilyo.co.kr
[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삼성의 새만금 투자 MOU 백지화 논란과 관련해 전북도가 삼성측에 대화중단을 선언했다.
특히 삼성그룹 고위층이 전북도지사를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공개 여부를 놓고 의견이 맞서는 바람에 면담이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형규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8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만금 투자협약 이행여부에 대해 삼성 측의 공개적이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해명만 급급하다”고 밝혔다.
이 부지사는 또 “당초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송하진 도지사가 8월 말 만날 예정이었으나 삼성 측이 비공개를 주장해 전북도가 거부해 불발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삼성측이 송 지사와 박 사장간 면담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인터뷰나 사진촬영 등 일체의 언론 노출을 차단하는 철저한 ‘비공개 면담’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라북도는 삼성이 공개적이고 책임있는 자세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더 이상 대화를 계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보고 대화 중단을 통보한 것이다.
이 면담 계획은 그동안 송하진 도지사가 여러 차례 삼성의 고위층을 만나고 새만금 투자를 요청하는 친서를 삼성 이재용 부회장 측에 전달한 데 따른 삼성 측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이처럼 면담이 무산됨에 따라 5년 전 삼성의 갑작스러운 투자협약 체결 배경에 대한 진상규명과 새만금지구에 바이오산업 등 새로운 투자를 삼성에 요청한 전북도의 제안이 무위로 돌아갔다.
삼성그룹은 2011년 4월 27일 국무총리실,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전북도와 함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새만금지구 11.5㎢(350만평) 부지에 2021년부터 20년간에 걸쳐 풍력,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을 포함한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후 5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상무급 임원들을 전북도에 보내 ‘내수 부진과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새만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형규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당시 투자협약에 대한 진실은 전북도민이 꼭 알아야 할 사안인데도 일류기업 삼성이 왜 비공개를 고집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많은 도민들이 궁금해 하는 삼성 MOU 체결 배경과 과정에 대한 ‘진실규명’이 최선의 해법이라고 보고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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