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강검진표를 받고 좌절한 적 있는가. 과음 과로에 찌들어사는 직장인들은 업무뿐 아니라 ‘건강테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두 가지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는 회사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그대로 방치하다 병을 키우기도 한다.
업무상 회식이 잦은 사람이라면 대사증후군 여부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술배가 조금 나왔을 뿐 건강에는 별 이상이 없다’고 자신하지만 실제로 검사를 해보면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인슐린 저항성(혈당을 낮추기 위해 전보다 더 많은 양의 인슐린이 필요한 상태)이 생긴 경우가 많다. 회식 자리에서 기름진 음식과 과음, 흡연 등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대사증후군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고위험군에 속한다. 고혈압과 고혈당, 복부비만, 높은 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 다섯 가지 중에서 세 가지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방치하다가는 고혈압, 당뇨병이 되고 결국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대사증후군인 경우 건강한 사람보다 2~3배 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대사증후군을 미리미리 예방, 개선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은 “평소 건강체중을 유지하고 복부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라”며 “이를 위해서는 육류 살코기, 생선, 견과류 등을 통해 좋은 지방과 단백질을 잘 섭취하고 흰쌀밥이나 흰 밀가루 등의 정제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론 규칙적인 운동도 반드시 필요하고 흡연자라면 지금부터라도 금연하는 것이 원칙이다. 비만 여부는 체질량지수(BMI)로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다. 체중과 키를 이용해 계산(체중(㎏)/키의 제곱(㎡))하는 것이 체질량지수로, 이 지표가 18.5~24.9이면 정상 체중이다. 하지만 25~29.9이면 과체중이고, 30 이상은 비만이므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다. 이미 비만한 경우에는 살을 빼면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당뇨병, 고지혈증 등도 좋아진다.
현재 서울시의 경우 시범 보건소를 정해 대사증후군 전문 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성동과 서대문, 강동, 동대문, 강북, 노원, 강서, 구로, 관악, 중구 보건소 등에 설치된 이 센터에서는 대사증후군 진단 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진단 결과에 따라 맞춤식 관리 서비스를 해준다.
많은 직장인들을 괴롭히는 또 다른 질환은 바로 위장병이다. 식사를 후다닥 해치우고 맵고 짠 음식, 뜨거운 음식을 유난히 좋아하는 식습관 때문에 위장병이 쉽게 찾아온다. 불규칙한 식사를 하거나 과음을 자주 하는 경우에는 특히 요주의 대상이다.
위장에 궤양이나 암세포가 생기는 등의 심각한 이상이 없더라도 스트레스나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생기는 위장병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기능성 소화불량이다. 내시경 검사를 하면 위·십이지장 궤양이나 위무력증 등의 뚜렷한 이상이 없다는 데도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돼 소화제를 자주 먹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설사 또는 변비가 오래 계속되거나 교대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과민성 장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소장과 대장이 지나치게 예민해서 생기는 일종의 신경성 위장병이다. 연동운동으로 노폐물을 밀어내는 장의 리듬이 스트레스 등으로 깨지는 것이다. 보통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하는 청장년층에 많은 편이다. 기름지거나 매운 음식, 찬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릴 때 가슴 통증이 있고 기침이 잦다면 위식도 역류인지 봐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쉰 목소리일 확률도 12배나 높다. 위 또는 십이지장의 내용물이 식도내로 역류되면서 생기는 증상들이다. 원래 고지방식을 좋아하는 서양인들에게 많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졌다.
☞특별한 이상이 없이 소화불량이 잦을 때는 식습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아침은 바쁘다고 거르고, 점심이나 저녁을 과식하는 등 불규칙한 식사를 하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보다 위장에 몇 배 무리가 된다. 이럴 때는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면서 저녁을 조금만 먹으면 증상이 쉬 좋아진다.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즐겁게 식사하면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과민성 장증후군 같은 질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좋아진다”는 것이 정이안 원장(정경연이안한의원)의 조언이다.
과식, 폭식을 하면 위가 과도하게 팽창해 기능이 떨어지므로 만성적인 소화불량, 위식도 역류가 잘 생기므로 삼간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증상이 가벼울 때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동시에 식습관, 운동 등에 신경을 쓰면 좋아진다. 소식을 하고 음식을 충분히 씹어 삼킨다. 하지만 고열량 식사나 탄산음료, 알코올, 카페인, 인스턴트식품 등은 줄이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해도 좋아지지 않고 증상이 3개월 이상 갈 때는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식도 역류일 때는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술, 담배를 삼가고 카페인, 탄산음료, 초콜릿, 사탕 등을 먹지 않는 게 좋다. 과식이나 고지방식, 야식도 금물이다. 식후에 바로 눕는 습관도 위식도 역류를 부추기므로 삼간다.
연말을 앞두고 조금씩 모임이 많아지는 시기이므로 올바른 음주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신 다음 속이 거북하거나 취기를 빨리 없애기 위해 습관적으로 토하면 위식도 역류가 될 위험이 높다. 토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위와 식도 사이의 괄약근이 느슨해져 잘 역류되므로 금물이다.
거의 온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이든, 야외활동이 많은 직장인이든 두통이나 요통 등 한두 가지 통증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 동안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구부정하게 허리를 굽히고 목을 앞으로 쭉 뺀 상태로 컴퓨터 모니터나 서류를 보는 시간이 많다면? 목이 아래로 꺾이면서 뒷목의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면서 목에 통증이 찾아오기 쉽다. 그대로 두면 목뼈가 변형돼 이른바 거북이처럼 목이 늘어지고 구부정해지는 ‘거북목 증후군’이 돼버린다. 눈높이보다 지나치게 낮은 모니터를 사용해도 거북목 증후군이 되기 쉽다.
엎드려서 자는 자세도 반복되면 척추건강에 해가 된다. 디스크에 압력을 주어 인대가 약한 경우에는 디스크가 밀려 나오는 허리 디스크가 되는가 하면, 척추를 지지하는 좌우 근육의 불균형으로 척추측만증을 보이기도 한다. 팔목이 약한 사람이라면 팔베개를 하는 동안 팔의 신경이 눌려서 저리는 팔목터널 증후군의 우려가 있다.
영업직이라면 걸을 때 너무 무거운 가방을 가지고 다니거나 한쪽 어깨에만 가방을 메지 않도록 한다. 가방의 무게로 인해 목의 통증, 두통이 생기고 손이 붓고 저린 경우도 있다. 특히 무거운 가방을 한 쪽 어깨에 메면 몸의 균형이 깨지고, 척추측만증이 생기기 쉽다.
☞흔히 앉아 있는 자세가 서 있는 자세보다 편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앉아 있는 자세가 척추에 더 부담을 주기 때문에 사무직 근로자는 올바른 자세로 앉도록 신경 쓴다. 자리에 앉거나 컴퓨터 작업을 할 때 허리를 반듯하게 하고 엉덩이는 의자에 깊숙이 대고 허리는 곧게 펴서 등받이에 바짝 댄다. 의자를 고를 때는 등받이가 있고 바퀴는 없는 것이 좋다. 바퀴가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다리, 허리에 힘이 들어간다.
잠깐 눈을 붙이고 싶다면 상사의 눈치가 보이더라도 의자의 등받이에 머리를 기댄 채 자는 것이 좋다. 미리 수건을 준비해서 돌돌 말아 목 뒤에 끼워 넣으면 목뼈가 C자형으로 유지돼 더 편하다.
만약 척추측만증이나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등이 의심되는 반복적인 통증을 보일 때는 정확한 진단을 받고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을 병행한다. 디스크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한다.
자신도 모르게 한 손으로 턱을 괴는 습관도 빨리 고친다. 위아래 턱관절이 어긋나서 잘 안 벌어지는 턱관절 질환은 물론 한 쪽 어깨에 영향을 주어 어깨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다.
영업직이라면 무거운 가방이나 짐을 들고 다니는 경우 양쪽 어깨에 메는 가방에 넣는 게 좋고, 핸드백처럼 가벼운 가방이라도 양쪽 어깨에 교대로 메는 것이 낫다.
한 가지 더.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적당한 자극을 주어야 골밀도가 유지돼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줄어든다. 지나치게 운동량이 적은 경우에는 지금 당장에는 별 문제가 없더라도 나중에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특별한 이상이 없이 찾아오는 긴장성 두통일 때는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다.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휴식,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면 많이 좋아진다. 진통제는 참기 어려운 경우에만 복용하고, 약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을 때는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두통과 함께 의식이 흐려지거나 시력 이상, 구토 등을 보인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
정경연이안한의원 정이안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