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0일 강진아트홀에서 강진살이에서 본‘강진 희망’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ilyo66@ilyo.co.kr
[강진=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0일 “나라를 구하는데 저를 던지겠다”며 정계 복귀 의사를 재확인했다.
특히 머지않은 시기에 칩거 중인 강진 만덕산을 하산하겠다는 뜻도 밝혀 정계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제255회 강진 다산강좌에 초청연사로 참석해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한다. 국민이 최종적인 감시자, 심판이 돼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그는 “다산은 경세유표 서문에서 이 나라는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라고 썼다“며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하신 다산의 절박함을 받들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2년여를 강진에 살면서 느끼고 본 ‘손학규가 바라본 강진 희망’을 주제로 사실상 고별강연에 나섰다. 그는 “이번 강진군 초청 강연은 강진 칩거 생활을 끝내라는 군민들의 의사로 생각한다”며 강진을 떠날 뜻을 공식화했다.
그는 강진에 유배를 왔던 개혁사상가 다산 정약용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다산이 혁명적 개혁가·사상가로 태어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로 강진 유배생활을 들고 자신이 강진 칩거와 다산의 강진 유배생활을 빗대어 표현했다.
그는 “유배 온 학자 정약용을 따뜻한 마음으로 품었던 사의재 주모의 열린 마음과 다산을 스승으로 따랐던 제자들이 함께 집대성해 낸 다산 정약용의 실학사상에서 새로운 성찰을 했고 개혁의지를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년간 강진에 칩거하면서 기득권 세력의 국민 멸시와 총체적 정치 무능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많은 번민을 했다”며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리라는 다산의 일갈처럼 현실은 손학규가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전 대표는 “민생은 불안하고 민주주의는 위태롭고 중산층과 서민의 삶은 무너지고 신뢰와 희망이 사라지고 절망과 분노가 폭주하고 있다”며 “작금의 국가적 위기는 분단체제와 기득권세력 적폐에서 비롯됐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현 위기 해법으로 정권교체, 분단체제 변화, 기득권 지배질서에 대한 근본적 개혁 등을 제시했다.
손 전 대표는 이어 2014년 8월 5일 강진 칩거를 시작한 이후 자신에게 도움과 배려를 베푼 지역 지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면서 감사와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강진을 칩거지로 삼은 배경으로 경기지사 시절 강진군과 교류, 경기도의 실학박물관 건립, 70년대 민주화 운동당시 강진의 교회를 방문한 경험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강진의 형상이 생명의 원천인 어머니이 자궁같다. 다산이 위대한 개혁사상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강진에서 비롯됐다”며 강진의 이미지를 다산의 유배생활과 연관해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청중들에게 “제가 무엇이 되는지 보지 마시고 제가 무엇 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손 전 대표가 ‘만덕산을 하산한다’, ‘고별강연이 될 거 같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군민들이 앞 다퉈 손 전 대표를 보기 위해 강연장을 찾았다. 전국 각지에서 손사모 회원 등 2천여명의 지지자도 몰려 성황을 이뤘다.
손 전 대표는 강진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지난 70년대 강진 민주화운동의 본거지였던 강진읍교회를 수차례 방문했던 일, 경기도 지사 시절 경기도자엑스포와 강진청자축제간의 활발한 교류, 실학박물관을 지어 개관한 일을 꼽았다.
특히 다산실학을 경기도 중심사상으로 삼아 도정을 펼쳤다고 밝히며 사위도 강진사람이라고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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