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장을 하는 사춘기 이전에는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초등학교 급식장면.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
‘2009 국민체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한국인의 평균 키가 줄었다고 한다. 반면 몸무게는 늘어나고 운동능력은 급격히 저하됐다는 것이다. ‘국민체력 실태조사’는 문화관광체육부에서 2년 주기로 조사 발표하는 보고서다. 이는 아이들 키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라면 눈여겨볼 만한 결과다. 다들 건강이며 키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정작 평균 키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이유가 뭘까.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식사와 부족한 운동량 등 이유는 많다.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소들 즉, 유전적인 요소 외의 영양이나 수면, 운동 등 후천적인 것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부분들이다. 키에 있어서 유전적 요인은 최근 연구 결과 30%가 안 되고, 나머지 70%는 후천적인 요소 때문에 생기는 차이다.
하지만 키가 작은 부모들 중에는 아이들의 키를 미리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키가 큰 부모들은 아이의 키가 작더라도 ‘나중에 잘 크겠지’ 하는 생각으로 안심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후천적인 요소가 70%나 차지하기 때문에 둘 다 잘못된 생각이다.
그렇다고 키가 크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때를 놓치면 안 된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체형관리센터 황덕상 교수는 “너무 빠르거나 때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아이의 키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그가 전하는 아이들의 키 성장에 좋은 습관들이다.
△잠을 잘 자야 키가 큰다=‘숙면’은 건강을 지키는 데 기본이 되는 요소. 키가 잘 자라려면 잠을 ‘잘’ 자야 한다. 아무 때나 잠을 잔다고 키가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자는 시간은 밤, 즉 낮 동안의 양기를 거두어서 음기가 강한 밤 시간에 자야 음기를 보충해서 신기운을 기를 수 있다.
“특히 음기가 가장 강한 자시(밤 11~새벽 1시)에 깊은 잠에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황덕상 교수의 설명이다.
이 시간대는 성장호르몬이 많이 나오는 시간과도 일치한다. 하루 중 성장호르몬이 최고치에 달하는 시간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 사이다. 아이들 키를 키우려면 너무 늦게 잠자리에 들지 않도록 신경 쓴다. 적어도 밤 10시 이전에는 잠을 자게 한다.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아이치고 키 큰 아이가 적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사춘기 오기 전에 운동을=보통 사춘기 이전에는 누구나 키가 연간 평균 4㎝ 이상 자란다. 이때 6㎝ 이상 자라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히 문제가 없어도 나중에 큰 키가 되기 어렵다. 결국 사춘기 이전에 6∼8㎝ 이상 자라야 하므로 키를 키우려면 10세 전·후에 성장속도를 검사해보면 좋다. 검사 결과,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을 때는 이를 개선해야 키를 더 키울 수 있다.
사춘기 이전에 키가 잘 자라는 데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과 함께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사춘기가 오기 전에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해주면 우리 일생 중에서 골밀도를 최대 절정기에 올릴 수 있어 성장에 유리하다.
또한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트레칭은 뼈가 잘 자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주고 신체 활동을 하기 전에 긴장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공부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아이들에게 아침 기상 직후, 점심시간, 쉬는 시간, 하교 후, 자기 전에 10분씩만 스트레칭을 하도록 한다. 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매일 1시간 정도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걷기나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는 폐의 기능이 성장과 관련된 것으로 보는데, 유산소 운동을 하면 폐가 건강해진다. 폐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는 자세도 영향을 미친다. 평소 자세가 좋아야 폐의 위치와 모양이 올바르기 때문이다. 너무 건조한 환경이나 차가운 물, 아이스크림 등을 좋아하면 폐 건강에 나쁘다.
△음식을 고루 적당량 먹는다=급성장을 하는 사춘기 이전에는 너무 마른 체중은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영양 섭취에 신경을 써서 마른 체형이 되지 않도록 한다. 물론 너무 비만한 것도 문제가 된다.
키를 크게 해준다는 비싼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들이 많지만 골고루 잘 먹는 식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훌륭한 밥상은 고른 영양 섭취가 가능한 밥상이다.
이런 이유에서 성장장애 때문에 병원을 찾는 아이들 중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편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야채를 거의 안 먹고 고기만 먹는 아이의 키가 작은 경우도 있다.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 미네랄 등의 미량영양소가 부족하니 몸속의 모든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성장에 중요한 단백질은 물론 비타민, 미네랄, 칼슘, 식이섬유 등의 영양소를 잘 섭취한다. 단백질 가운데 신체 조직을 형성하는 필수 아미노산은 성장기 어린이에게 꼭 필요하므로 매일 섭취해야 한다. 콩이나 두부, 생선 등에 풍부하다. 지방 성분도 필요하므로 견과류, 생선 등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섭취한다. 비타민, 미네랄은 신선한 제철 채소와 과일을 통해 섭취한다. 특히 칼슘은 우유나 뼈째 먹는 생선에, 철분은 조개 등의 어패류에 많다.
△성장 더딜 때는 검사 받아야=성장치료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춘기 이전에 1년에 4㎝ 미만으로 자란다면 관련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취학 전의 아이를 데리고 성장 클리닉을 찾는 것은 너무 빠르고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쯤이 치료에 적합한 시기다.
보통 양방에서는 정밀검사 후에 체계적인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고, 한방에서는 오장의 균형을 맞춰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원리로 성장을 돕는다. 기본 원리. 예를 들어 비위 기능이 약해서 항상 입이 짧고, 조금이라도 과식하면 설사를 하고 배탈이 나는 아이에게는 비위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를 한다. 폐기능이 약해서 감기에 잘 걸리고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고생하는 아이라면 폐 기능을 강화시키는 치료를 한다. 이를 위해 한약, 침 등을 처방하고 운동, 마사지 등으로 성장에 방해가 되는 신체 상태를 개선시켜 성장을 돕는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강남경희한방병원 체형관리센터 황덕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