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2일 정동영 전 의장(가운데)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근태 전 의장(왼쪽)과 손학규 전 지사.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사실상 탈당 쪽으로 결심을 굳힌 정·김 전 의장은 정세균 의장 등 중진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제3지대 대통합신당’론이 가시화된다면 이에 탑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친노그룹과는 더 이상 같이할 수 없을 정도로 앙금이 깊고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고수하는 ‘통합 배제’ 대상이어서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한 계파 의원들과 탈당을 감행할 경우 ‘탈당 정치인’이라는 족쇄가 대권행보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따라서 두 사람은 당 지도부와 중진그룹이 주도하고 있는 질서 있는 대통합론에 편승해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걷게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지도부의 대통합론이 지지부진하고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경우 6월 14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해 탈당을 시사해온 정 전 의장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독자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는 손 전 지사는 당분간 홀로서기를 지속하면서 몸값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손 전 지사는 범여권 제 정파들의 뜨거운 구애를 애써 외면한 채 독자세력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손 전 지사의 조직력과 자금력 등을 감안할 때 독자신당 창당은 다소 무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손 전 지사는 범여권 빅뱅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신이 유리하게 대망론을 펼칠 수 있는 곳을 선택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열린우리당 중진그룹이 손 전 지사의 경선 합류 마지노선을 8월 초로 잡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그가 독자노선을 고수할지 아니면 새로운 둥지를 선택할지는 8월 초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여의도에 사무실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이 전 총리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걷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신설합당을 원하지만 원칙 없이 당을 흔드는 구조가 되면 당을 사수할 수밖에 없다”며 조건부 당 사수론을 주창하고 있지만 친노 의원들을 두루 접촉하면서 대통합 신당 참여를 설득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전 총리는 중진그룹과 친노그룹이 잡음 없이 대통합신당에 합의하면 신당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결별을 피할 수 없을 경우에는 우리당을 사수하면서 친노그룹 대표주자로서 승부수를 던지는 방안을 놓고 목하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