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정형근 의원은 지난 10월3일 한 인터뷰에서 “국정원에 따르면 송씨가 북한에 가 김일성 주석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했는데 김일성이 ‘김철수’ 하니까 벌떡 일어나 ‘예’하며 일어서는 걸 본 증인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송 교수의 과거 행적을 밝히는 데는 지난 90년대 후반에 입수한 송 교수 관련 북한 정보기관의 내부자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료에는 송 교수 자신과 북한의 최고 간부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것이 송 교수가 1980년대 북한에 입국해 김일성 주석에게 충성심을 보여준 ‘썩은 감자국수 사건’이라고 전해진다.
당시 송 교수가 북한에 입국하기 직전 북한에서는 ‘빨치산 항일투쟁’ 당시 식량난을 겪던 김 주석이 버려진 썩은 감자를 말려 국수로 만들어 먹은 것을 본받아 ‘썩은 감자로 만든 국수 먹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북한에 입국해 이 운동에 대해 뒤늦게 들은 송 교수는 썩은 감자로 만든 국수를 직접 먹으며 “김일성 주석 같은 민족의 애국자가 어디 있느냐”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그 뒤 송 교수는 94년 김일성 장례식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의 손을 잡고 통곡했던 적이 있다. 또한 이 자료에는 송 교수가 유럽에서 북한 공작원들을 비밀리에 만난 시간과 장소, 상세한 대화 내용 등도 담겨 있다고 한다.
한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정원은 송 교수가 주 타깃이 된 뒤부터 수백억원을 들여가며 그를 집중적으로 추적해왔다. 그런데 송 교수는 이런 국정원의 정보능력을 우습게 본 것 같다. 자신의 좋은 머리로 교묘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그런데 와서 조사를 받아보니까 자료가 너무나 정확해 꼼짝 못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자백을 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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