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줄 의지와는 달리 현지 스카우트들에게 그의 이름이 각인돼 있지 않았다. 사진은 김광현의 역동적인 투구폼. 연합뉴스
그렇다면 김광현의 소원대로 메이저리그 팀들이 김광현에게 만족할 만한 돈을 안겨줄 수 있을까. 그 전에 메이저리그에서 김광현에 대해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갖고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28일과 29일, 기자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펼쳐지는 교육리그 연습경기를 취재했다. 애리조나 교육리그란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이 모여 기본적인 야구 이론과 연습경기를 펼치며 경험을 쌓는 제도다. 각 팀의 스프링캠프장에서 펼쳐지는 연습 경기에는 정말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현장을 방문해서 선수들을 세심히 체크했다.
그곳의 스카우트들이 메이저리그 전체 스카우트들을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의 김광현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고, 연습 경기가 펼쳐지기 전 3명의 스카우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먼저 자신을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카우트라고만 소개한 사람은 추신수를 통해 한국 야구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정작 김광현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했다.
“김광현이란 선수가 이전에 샌디에이고 포스팅에 응했다가 연봉이 안 맞아 무산됐다는 얘긴 들었다. 그러나 그가 이번에 FA 자격으로 다시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하는 줄 잘 몰랐다. 다른 팀에선 그 선수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정보 부족인지 오늘 김광현 관련 얘길 처음 들었다.”
김광현이란 이름은 분명 기억하고 있지만 김광현이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스카우트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그 스카우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늘어난 데 대해선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이 자국 리그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기 때문에 이곳 팀에서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면서 “김광현도 KBO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이곳 스카우트들이 하지 말라고 해도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스카우트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김광현이란 이름을 들어봤다고 말했다. 한국엔 직접 가보지 않았지만 올 시즌 오승환 강정호 김현수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 스카우트들 사이에선 KBO리그 출신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스카우트의 업무는 인재 발굴이다. 지금 메이저리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호주, 쿠바 등 유망주들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유럽리그에도 관심을 기울이지만 유럽은 그들의 문화가 야구와 거리가 멀어 아직까진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김광현은 우리가 원하는 나이 어린 유망주는 아니다. 그러나 KBO리그에서 얼마나 꾸준한 성적을 냈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기자에게 김광현의 통산 성적을 물어보며) 김광현이 류현진 급인가? 류현진과 비슷한 성적을 냈는지 궁금하다.”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를 지켜보고 있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김광현이란 이름은 들었지만 김광현이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낸 선수라는 건 잘 모른다는 스카우트의 말이 씁쓸함을 안겨줬다.
자신이 소속된 팀을 밝히지 않은 한 스카우트는 김광현에 대해 축적된 자료들이 상당하다며 몇몇 팀에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메이저리그로 오려는 선수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고 들었다. 조율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에서 선발이 약한 팀은 김광현을 선발로 보고 있을 수 있다. 우리 팀 스카우트들 중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가 지속적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김광현의 투구 내용을 직접 관찰하고 있다고 들었다. 물론 그 관찰이 영입을 목적으로 한 것만은 결코 아니다.”
그는 김광현의 장단점을 훤히 꿰고 있었다. “김광현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에 대해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커브나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종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좌투수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 구종이 단조로운 게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편이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자리 잡으려면 두 가지 이상의 구종은 추가해야 한다.”
이번엔 전화로 메이저리그 해설을 전담하는 송재우 위원에게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김광현을 선발로 보느냐, 불펜으로 보느냐에 따라 향후 진로나 몸값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올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김광현 경기를 보려고 한국을 방문했다. 다른 FA 선수들도 있지만 스카우트들의 눈은 김광현을 향해 있었다. 김광현 쪽 얘기를 들어보니 선수는 보직에 관계없이 무조건 메이저리그 진출을 희망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선택의 폭이 더 넓지 않나 싶다.”
송 위원은 자신의 정보망을 통해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현재 동부와 서부 쪽 두 팀 중에서 김광현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양현종, 차우찬 등 다른 투수들도 있지만 현재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는 김광현밖에 없다. 그러나 냉정히 따져봤을 때 김광현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분명하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은 90마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92마일이다. 그런데 김광현의 평균 구속이 148km(92마일)가 안 나온다. 김광현은 평균 이상 되는 슬라이더와 평균 정도의 빠른 볼, 그리고 평균 이하의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슬라이더와 빠른 볼이 기복이 적고 컨트롤이 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김광현의 투구가 믿음을 주기엔 어려움이 있다. 김광현의 공이 가장 좋았던 건 SK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던 시절이다. 당시 김광현의 나이가 20대 초반이었다. 이후 부상 등의 이유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부분도 있다. 아쉬움은 있겠지만 선발보다는 불펜으로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하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기자가 만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극히 일부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시아 담당도 아니었다. 그러나 팀 내에서, 또 스카우트들끼리 정보 공유를 하는 게 사실이라면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만난 스카우트들한테 김광현이란 이름은 크게 각인돼 있지 않았다. 과연 김광현은 내년 시즌부터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까.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
최형우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수비와 주루가 한계 삼성의 간판타자 최형우. 일요신문DB 올 시즌 만개한 기량을 자랑하는 최형우가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 거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물론 선수는 이런 소문에 대해 한껏 자세를 낮추고 있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거취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삼성의 4번 타자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한 최형우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 씨는 최형우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최형우의 나이가 83년생으로 외야수다. 그동안 여러 차례 최형우의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가장 쉽게 김현수하고 비교해보자. 김현수도 벅 쇼월터 감독으로부터 수차례 수비 문제를 지적받았다. 그런데 최형우는 김현수만큼 수비가 뛰어나지도 않다. 방망이만큼은 인정한다 쳐도 그를 지명타자로 데려가는 팀은 흔치 않을 것이다. 이대호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1루수인 그는 스프링캠프 내내 수비 문제가 거론됐었다.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고 해도 수비에서 문제가 있으면 매력이 반감된다. 최형우는 분명 탐이 나는 타자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이 그를 데려오기 위해 큰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최형우가 한국에 잔류했을 때 그가 받을 수 있는 돈보다 메이저리그에선 훨씬 못 미칠 거란 사실이다.” [영] |
가족여행 떠나는 이대호, 또다시 재활 돌입하는 류현진 메이저리그도 정규시즌이 모두 마무리됐다. 추신수가 뛰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만 일찌감치 지구 우승을 확정하고 디비전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 시즌 중 손가락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은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는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고,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도 2년 만의 귀국을 준비 중에 있다. 9월 30일 현재 김현수와 오승환은 소속팀은 볼티모어와 세인트루이스가 피 말리는 와일드카드 티켓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남은 3게임에서 팀 향방은 물론 두 선수의 귀국일도 결정 날 예정이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는 모든 시즌을 마친 뒤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현재 시애틀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의 밴쿠버가 1차 여행 예정지다. 이대호는 “한 시즌 동안 날 위해 애써준 아내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며 “시즌이 어떤 형태로 끝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시즌 종료가 선언되면 야구를 잊고 온전히 가족들만을 위해 함께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류현진은 최근 팔꿈치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이후라 재활 프로그램에 임해야 하는 그로선 당분간 귀국 일정을 잡지 못하고 LA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며 외로운 재활 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 시즌 내내 재활로 많은 시간을 보낸 류현진.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위해선 겨울 동안 그가 어떤 훈련을 해나가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