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제공
[전주=일요신문] 정성환 기자 = 전주대가 손해사정사 시험에서 20년째 줄곧 1위를 차지해 화제다.
전주대는 3일 “2016년 손해사정사 자격증 시험에서 전국 대학 중 가장 많은 11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주대는 95~96년부터 20여년째 부동의 전국 1위를 기록하게 됐다. 전주대는 지난해 8명, 2014년 9명이 각각 합격한 바 있다. 타 대학의 경우 손해사정사 합격자는 연간 2~3명에 불과하다.
손해사정사는 교통사고 때 손해액, 보험금 등 산정 업무를 담당하는 자격증 취득자들이다. 한 해 300여명을 선발하며 경쟁률이 10대 1을 웃돌 정도로 시험이 치열하다. 일단 합격하면 초봉 5천만원 이상을 주는 금융회사 취업이 ‘따논당상’이라 상경계열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전주대 금융보험학과가 이처럼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는 것은 고시반을 꾸려 면학에 구슬땀을 흘린 덕분이다. 학생들은 학기 중에는 수업을 마친뒤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방학중에도 하루 8시간씩 함께 모여 공부를 한다.
1차 객관식 시험은 쉽지만 2차 주관식은 고시로 불릴만큼 어렵다. 4개 수험과목(의학, 자동차보험, 제 3 보험, 근재보상책임)마다 8절지 답안지를 10장씩 메워야 한다.
특히 문제가 현장 사례 중심으로 출제돼 학생들에게는 버겁기만 하다. 실제 합격자의 80~90%를 보험업계 현직 실무자들 차지하며, 대학 재학생은 20~30명에 그친다.
정도현(4학년)씨는 “시험공부를 하는 지난 3년간 오후 10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며 “우리끼리는 고교 4학년이라 부를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교수들의 헌신적인 지도도 큰 힘이 됐다. 보험회사 근무 경력을 가진 김광국, 이경재, 은종성 교수 등은 거의 매일 학교를 나와 개인지도 하듯 학생들을 돌봤다. 계절별로 사제동행 MT를 열어 학생들을 격려하고 의지를 다졌다.
이미 시험에 합격해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도 거의 매달 찾아와 삼겹살 파티를 열어주고 자신들의 경험담과 최신 정보를 들려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곤했다.
높은 합격률 덕분에 금융보험학과에는 타학과는 물론, 심지어 타대학에서까지 학생들이 몰린다. 현재 1~4학년 정원은 200명, 하지만 재학생은 300명을 웃돈다.
다른 학과에서 온 전과생, 복수전공 학생들이 많은 까닭이다. 특히 전북대, 원광대 학생 등 전북도내는 물론 광주, 대전에서도 청강생들이 몰려 올 정도다.
김광국 교수는 “‘지방대학의 벽을 뛰어넘자’며 교수와 학생들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노력한 게 전국 최고의 성적을 올린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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