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일요신문】 충북 보은경찰서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출근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경찰서 정문에서 음주측정을 하고 있다.
【충북·세종=일요신문】남윤모 기자 = 충북 보은경찰서가 음주운전 없는 날 6000일의 대기록을 달성해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기관으로서 솔선수범에 앞장서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대기록은 전국 경찰서 중 최초이며 최장기간 기록으로 음주운전 없는 경찰 관련 ‘최초’, 최고‘의 수식어를 보은경찰서가 다 보유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보은경찰서 직원들도 이 대기록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서로 격려를 하거나 작은 실수라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예방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 지역민들에게 경찰의 위상정립과 신뢰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보은서는 음주운전 제로화 6000일 기록달성 자축과 다짐을 하는 의미에서 지난 달 19일 김형섭 서장과 각 과장 및 지구대, 파출소장 등 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음주운전 제로화 6000일 달성’기념행사를 가졌다.
그동안 보은경찰서는 직원들의 음주운전 제로화를 방안의 하나로 개인별 PC에 ‘음주운전 안하기’ 화면보호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음주를 한 경우를 대비해 그동안 당식 실로 운영하던 사무실과 빈 공간을 난방과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갖춰진 ‘음주쉼터’로 리모델링해 운영하고 있다.
보은서 직원이면 각 부서별 회식 등으로 음주를 한 경우 그날의 최선임자가 책임지고 모두 이 ‘음주쉼터’에 들러 휴식을 취한 후 술이 깬 후 퇴근해야 하는 자율적인 불문율이 생겼다.
직원들도 술 먹은 동료가 있으면 택시를 불러주거나 ‘음주쉼터’에서 휴식을 갖고 귀가하도록 서로를 다독였다.
보은서는 매일 경찰서 정문에서 차량을 이용해 출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김형섭 서장과 청문감사관 및 각 과장 등이 입회하에 음주측정을 실시해 음주운전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했다.
【충북·세종=일요신문】 충북 보은경찰서가 술을 마신 직원들이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자투리 공간을 리모델링해 만든 ‘음주쉽터 전경.
보은경찰서가 직원 음주운전에 대해 예민한 것을 넘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는 전형적인 농촌지역 군민들의 따가운 눈총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0년 4월 1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은서 직원이던 경찰관이 친구를 만나기 위해 청주에 나갔다가 술을 먹은 상태에서 스스로 ‘음주단속에는 걸리지 않을 정도’라고 판단 후 차를 몰다가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이후 보은지역에서 음주운전 단속 시 지역민들의 “경찰도 음주운전 하는데 어려운 농민입장을 생각해 봐 달라”는 무언의 따가운 비아냥과 눈총을 피부로 느끼고 ‘달라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발적으로 형성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을 한 경찰관 당사자는 물론 보은서도 철저한 자기반성에 나서 ‘음주운전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유 불문하고 16년 5개월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문에서 매일 음주측정을 실시했다.
또한 각종 교육 및 회의 시 ‘음주운전 안하기’ 다짐대회를 개최하고 교통안전 담당부서에서는 교통사고 발생 현장 출동 시 음주운전 관련 사고영상을 모아 그 폐해를 교육 자료로 활용해 효과를 높였다.
이렇게 축적된 자료는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한 음주운전 예방교육에도 소중하게 활용하고 있어 한 번의 작은 실수가 오히려 약이 된 경우다.
보은서는 음주운전의 폐해가 큰 만큼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 해 보은교육지원청 및 각 학교와 한국도로공사 보은지사 등의 협조를 얻어 안전운전 및 교통사고 예방교육으로 확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과거 뼈아픈 경험을 통해 축적된 자료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에도 소중하게 활용되고 있다.
농촌지역의 특성상 야간까지 이어지는 농사일로 농기계나 소형스쿠터를 운전하는 어르신들이 힘든 농사일 중간 중간 막걸리를 곁들이는 경우가 있어 자칫 대형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면단위 각종 회의마다 영상자료를 활용해 교육에 나서 효과를 높이고 있다.
또 보은지역에 입주한 기업체와 협조해 직원들의 안전 및 음주운전 예방교육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보은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보은서 경찰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보과 한광호 계장은 “작은 농촌지역 이다보니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곤혹스러웠다”며“정작 법을 집행하는 경찰이 음주운전에 단속된 것을 두고 지역민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의 분위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충북·세종=일요신문】 충북보은 관내 음주운전 단절을 총지휘하고 있는 김형섭 보은 경찰서장
김형섭 서장은“경찰은 사건사고를 쫓고 결과를 처리하기 보다는 예방하는 것이 사회, 경제, 시간적 매몰비용을 감소시키고 국민들의 불편함을 덜 수 있는 최우선의 치안정책”이라며“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이 부여한 단속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법적, 도덕적으로 더욱 엄격한 규범성이 요구되는 사안으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떳떳한 경찰, 자기 직분에 소명의식을 갖고 임하는 경찰,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경찰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앞으로도 보은 서에서는 영원히 음주운전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각종 제도적인 장치와 교육훈련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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