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체중유지와 운동, 무릎에 부담 주는 자세는 금물
부산부민병원 서승석 병원장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버거울 정도로 무릎 통증이 심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인공관절수술을 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현재 정 씨는 수술 후 재활 치료에 전념해 빠르게 무릎 기능을 회복하고 있으며, 무릎통증이 호전돼 앞으로 친구들과 여행 갈 생각에 마음이 들 떠있다.
관절염은 몸무게가 실리는 무릎, 엉덩이, 척추 관절에서 주로 발생되는데, 이외에도 골절이나 과도한 운동 등으로 인해 모든 관절 부위에 생길 수 있다. 관절염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노화, 비만, 가족력, 과도한 운동이나 사고 등이 꼽히며, 특히 비만한 사람이나 쪼그리고 앉아 일을 많이 하는 사람,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 음주나 흡연을 과다하게 하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관절염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크게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외상성 관절염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퇴행성 관절염으로, 특히 무릎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퇴행성 관절염은 운동 시 쉽게 피로를 느끼고 관절에 운동장애나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관절연골이 닳아 없어졌을 경우에는 마찰음이 나타날 수 있다. 서서히 진행하고 어느 정도 좋아졌다가 다시 나빠지며, 초기에는 비교적 가벼운 통증을 느끼나 관절을 많이 사용할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크게 3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연골손상이 심하지 않아 약물복용과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이 가능한 상태다. 톱니바퀴의 나사가 헐거워지면 소리가 나면서 톱니바퀴가 망가지기 때문에 나사를 꽉 조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관절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적절한 스트레칭과 운동으로 관절주위 근육을 강화시켜야 한다. 최근 들어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환자의 엉덩이나 대퇴골에서 골수를 채취, 줄기세포 등을 농축해 연골 결손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다. 부작용이 적고, 본래 연골 기능의 70~80%까지 회복 가능한 것이 장점이나 시술에 효과적인 적응증 대상이 제한적이다.
2단계는 이미 연골이 많이 손상된 경우인데 이 단계에서는 회복보다는 통증완화에 중점을 둔다. 관절 내 연골주사,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관절 내 세척과 유리체⋅윤활막⋅반월판 제거, 무게중심축을 이동시키는 절골술 등을 시행한다. 3단계는 O자형 다리처럼 뼈가 변화돼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인데 이때는 인공관절수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요즘은 인공관절수술 시 의료기술 발달로 인해 ‘최소상처’의 절개방법을 시행한다. 이는 과거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조기 회복이 가능해 고령의 환자들도 안전하게 치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 절개로 시야가 좁아진 상태에서 하지 축의 정렬과 인대의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풍부한 임상경험이 뒷받침된 의료진의 수술 집도가 중요하다.
또한, 인공관절수술은 변형된 관절 주변 조직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기술이 성공여부를 좌우한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전문병원을 찾는 게 좋다. 수술 후 뻗정다리가 되거나 무릎이 헐겁고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는 대부분 이 균형 맞추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만약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고령 환자라면 수술 전 충분한 검사와 감염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마취 통증기술도 발전되었다. 과거에는 인공관절수술시 주로 전신마취가 이뤄졌던 반면, 최근에는 척추마취를 시행해 하반신만 마취하여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술 전 수술 부위의 감각 지배 신경을 차단하는 말초신경차단술을 함께 병행할 경우 인공관절수술 후에 나타나는 통증의 강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부산부민병원 서승석 병원장은 “수술마취 통증 기술의 발전은 결국 수술 후 빠른 재활운동을 가능케 하며, 특히 인공관절수술 후 재활운동은 인공관절의 체내 적응도를 높이고 관절 가동 범위를 향상시키는 열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환자 스스로가 빠른 회복을 위해 의지를 가지고 재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성공적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위해 꼭 필요한 요건이라 볼 수 있다.
이 밖에 관절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도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에는 관절이 뻣뻣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주로 양쪽 손의 손가락마디 관절, 발의 작은 관절, 팔꿈치 등에서 부종과 열감, 통증을 느끼며 시작되지만 무릎관절, 엉덩이 관절 등에도 점차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마디가 뻣뻣해서 움직이기 힘든 현상이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1시간 이상 지속되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관절염의 예방은 운동과 체중조절이 중요하다. 좋은 운동으로는 걷기와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꼽힌다. 이들 운동은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 근육의 힘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운동은 전문의와 상의 후 관절염의 진행 정도에 따라 하는 것이 좋다.
무릎처럼 체중을 많이 지탱해야 하는 관절은 과체중일 경우 더 많은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에는 앉아서 허벅지에 힘을 주는 운동으로 시작해 고정식 자전거 운동이 도움이 된다. 체중이 좀 줄어들면 하루에 40~50분 정도 평지를 걷는 운동이 좋다. 그 외 중년 여성의 경우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는 가사일은 무릎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해야 한다.
과도한 다이어트를 할 경우 관절을 구성하는 성분이나 몸속 영양의 균형을 무너뜨려 콜라겐 성분이 부족해지면서 관절의 연골이 쉽게 마모되거나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젊은 층에서 다이어트 할 때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운동 강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관절건강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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