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의원(왼쪽), 손희정 의원 | ||
지난해 당내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했다가 탈당한 바 있던 박근혜 의원은 대선 직전 복당해서 대구 달성 지역구를 다시 다지는 중이다. 반면 박 의원이 탈당한 사이 빈 지구당을 지키기 위해 지구당위원장직을 맡았던 전국구 손희정 의원 역시 최근 지구당 사무실을 이전, 확장하면서 지구당 수성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다.
두 의원 모두 내년 총선에서 대구 달성 지역 출마를 공언하는 입장이라 전당대회 이후 차기 당 지도부의 조율이 있기 전까진 당분간 대구 달성에선 ‘한지붕 두 가족’ 체제가 이어질 전망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 지역구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야 하는 박-손 두 의원의 인간적 관계다. 손 의원의 남편인 하영태 유신섬유 회장은 박 의원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사이다. 지난 98년 4월 대구 달성 지역 보궐선거에서 박 의원이 당선된 이후 내리 4년여간 박 의원 후원회 부회장직을 맡았던 것.
손 의원측은 “하영태 회장은 원래 대구 달성 출신으로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해왔고 박 의원 당선 이전부터 지역 정치인들에 대해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박 의원 당선 이후 후원회 부회장직을 맡아 물심양면에서 도왔지만 박 의원이 탈당한 이후엔 아내 손 의원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후원회 일을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손 의원측은 “(손 의원은) 박 의원과는 인간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구당 정리는 차후 중앙당에서 해줄 것으로 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의원측도 지구당 문제로 하 회장과의 좋은 인연에 금이 가지 않기를 바라는 눈치다. 박 의원의 한 측근은 “손 의원의 전국구 입각에도 박 의원이 신경을 많이 써줬을 정도로 두 분의 관계는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하늘 아래 태양이 두 개일 수는 없는 법. 두 의원이 각각 지구당 탈환과 수성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터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손 의원 남편을 연결고리로 친분을 맺었던 두 의원의 관계가 ‘지역구 쟁탈전’ 가운데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