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바우 김성환 화백 | ||
구한국 시대 우표 중 가장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른바 이중원(二重圓) 소인이 찍힌 우표는 지금까지 공개된 30여 장 중 15장을 김 화백이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 우표는 장당 2억원대부터 최고 3억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이 우표들을 주로 외국 경매에 입찰해서 사모았다. 직접 경매에 참가할 수 없을 때는 사람을 보내거나 낙찰된 우표를 다시 사기도 했다고. 김 화백은 “동아일보 근무 시절에 퇴근할 전차표가 없으면 걸어서 집에 갈 정도로 남에게 돈 빌리길 싫어했는데 우표 수집 때문에 몇 번 돈을 꾼 적이 있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애써 모은 ‘자식 같은’ 우표를 그가 처분하려 나선 이유는 아들이 우표 수집에 관심이 없기 때문. 김 화백은 “한 달 전쯤부터 주변 사람 2~3명에게 매각할 방법을 상의했다”며 매각 이유에 대해 “아들이 우표 수집에 조금이라도 흥미가 있으면 (우표를) 넘겨주겠는데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내게 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겨서 죽기라도 한다면 지난 50년간 모아온 우표들이 제값도 받지 못한 채 흐지부지 흩어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매입 대상자에 대해 그가 ‘우표를 통째로 살 수 있는 사람’으로 희망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김 화백의 아들은 현재 모대학 공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또 매각 가격에 대해 “8백여 장을 갖고 있는데 모두 합해 50억원 정도는 될 것으로 본다. 당장이라도 판다면 30억원 정도는 받을 수 있으며 그 가격에서 1천만원도 깎을 수 없다”고 말했으며 “이 가격은 우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것이지 실제 거래 가격을 밝힌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화백의 우표는 1천3백℃의 고열에도 끄덕 없는 특수 금고에 보관돼 오다 얼마 전 은행 금고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