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대표가 되기 전에는 아무리 말단기자라도 흔쾌히 자신의 방으로 불러 ‘기사거리’를 주기도 했다. 기자는 지난 6월27일 최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된 날 밤 늦게 ‘당선축하’ 전화를 걸었다. 최 대표 목소리는 ‘당선 사례’로 마신 술 때문인지 조금 ‘얼큰해져’ 있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그때 기자에게 ‘최선을 다했던’ 최 대표의 휴대폰이 이제는 신호만 갈 뿐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당사에서 ‘우연히’ 만나기도 어려워졌다. 당 대표가 된 뒤부터다.
사실 최 대표가 휴대폰을 직접 받는 것은 당내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빨리 어떤 사안을 확인해야 하는 기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한나라당 관계자 A씨는 “최 대표가 직접 전화를 받는 것에 대해 당내 일부에서는 ‘탈’권위가 아니라 ‘무’권위로 대표의 위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최 대표의 여과되지 않은 ‘말씀’이 자칫 당론으로 굳어져 언론에 보도돼 여러 가지 혼선이 일어날 여지도 많기 때문이라는 것.
최 대표의 한 측근은 이 문제에 대해 “최근 참모진들이 대표에게 ‘전화를 직접 받지 않는 게 좋겠다’고 건의드렸다. 그렇게 자유롭게 말씀하시다 보면 당론을 모아서 말해야 할 것도 그냥 여과 없이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도 있고 해서 그랬다. 조금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휴대폰은 16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열린 9월1일 저녁 신호음만 울릴 뿐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