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김영삼 전 대통령,황장엽씨 | ||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황장엽 선생 출판기념회 및 민주주의 정치철학연구소 출범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하면서 지난 97년 2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과정에 얽힌 비화를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97년 2월) 황 선생이 북경의 한국 총영사관으로 망명한 직후 북한에선 부총리급 인사를 중국 정부에 보내 협박했으며, 총영사관 앞에서 무력시위까지 벌였다”고 말하면서 “중국 정부가 군 장갑차까지 동원해서 황 선생을 보호하는 바람에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다”고 회고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난 당시 강택민 주석에게 ‘황 선생은 한국으로 와야 한다’는 친서를 보냈고, 비밀리에 (주한) 중국대사를 청와대로 불러 ‘황 선생의 망명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에게도 특사를 보내 (황 선생이 한국에 오기 전에) 일시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황 선생에 게) 응분의 예우를 해주지 않아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이에 황 전 비서는 “김영삼 각하께서는 제 망명을 위해 노고했고, 저를 줄곧 보호해왔다”며 “아무것도 보답하지 못한 저로서는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