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지방이라고 해서 결코 따뜻하지 않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제주, 부산을 제치고 울산에서 축구평가전이 치러지는 사실에 대해 저마다 의문을 표시했던 것. 그 의문점의 핵심은 정몽준 축구협회장의 거취와 관련이 있었다.
즉 총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금, 현재 무소속인 정 회장이 고향이나 다름없는 울산에다 국제경기를 유치하면서 자연스럽게 울산 지역 시민들과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게 아니냐는 정치적인 해석이었다.
축구협회측은 물론 이런 시각에 대해 고개를 내젓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울산을 평가전 장소로 정한 이유에 대해 “원래는 제주 서귀포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지붕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고 급히 장소를 바꿨다”면서 “울산이 월드컵 경기 외에는 지난 2001년 컨페드컵대회 이후 단 한 번도 국제경기를 치르지 못해 자연스럽게 울산으로 방향을 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만전 경기를 진행한 한 인사는 “울산의 문수경기장은 임대료가 다른 구장에 비해 저렴했고 무엇보다 현대 계열사들이 많아 관중 동원면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판단도 한몫했다”며 확대 해석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곁들였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오비이락이란 격언이 정 회장한테 적용된 오만과의 평가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