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여 일 동안의 박지성의 해외 동선을 살펴보면 이미 부상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이탈리아에서 치러진 페루자와의 UEFA컵 32강전에 출전한 뒤 이틀 만인 29일 네덜란드에서 로다 JC와의 정규리그를 뛰었고 곧바로 3월3일 중국과의 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을 위해 귀국,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런 다음 7일 시즌 4호골을 터뜨린 FC 위트레흐트와의 경기를 치르고 12일 프랑스에서 원정경기를 가진 뒤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와 14일 페예노르트전에 출장한 것이다.
박지성은 지난 1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왼쪽 무릎에 통증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로벤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팀 상황과 박지성의 역할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대표팀의 사정을 감안하면 어느 경기도 빠질 수가 없는 상태였다.
무엇보다도 박지성이 지난해 오른쪽 무릎 수술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다가 최근 예전의 기량이 되살아나던 터라 더욱 안타깝다. 15일(한국시간) 팀 지정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겠지만 박지성의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지성은 13일 통화에서 “몸에 이상만 없다면 (이런 빡빡한 스케줄이) 아무 상관 없지만 만약 부상이라도 생기면 정말 큰 문제”라며 선수 보호에 무관심한 ‘축구계 어른’들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