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의 건배사가 정가의 깜짝 화제가 되었다. 박 의원은 지난 1980년대 중반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재야단체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출신 6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최고의 덕담을 건네 정가의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박 의원은 이날의 건배사에 대해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눈치.
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런 것은 정치적 덕담 이상 아무런 의미도 없다. 민통련이 지난 87년 대선 과정에서 비판적 지지 모임과 후보 단일화 그룹으로 분열되면서 비판적 지지 그룹에 속하지 않은 사람은 나와 이재오 의원 단 두 사람뿐이었다. 아마도 내 마음 속에 (비판적 지지그룹과 대표였던 김 장관에 대해) 일종의 부채의식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한 “손학규 선배 모임에 가면 ‘손 선배의 집권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할 것이고, 이재오 의원 모임이라면 또 그렇게 덕담을 건넬 것이다. 그런 것을 뭐… 정치적으로 해석하려고 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장관과 매우 절친한 사이라고 한다. 요즘도 자주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데 주로 사적인 대화를 나누고 정국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편이라고 한다.
한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이날 모임에는 열린우리당 장영달 최규성 이광철 의원, 한나라당 이재오 박계동 의원 등이 민주화 운동의 동지로서 자리에 함께 했고 김근태 복지부 장관, 성유보 방송위원장, 방용석 전 노동부 장관 등의 인사가 참석했다.
그런데 이날 모임은 정치적 현안보다 민통련 시절을 떠올리는 얘기들이 주로 오갔지만 일부 참석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여야 의원 간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