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부산시는 ‘대한민국 피란수도 부산유산’(이하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를 위한 신청서를 12월 20일(화) 문화재청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시는 앞서 지난 7일 ‘부산시 세계유산위원회’를 열고 부산근대역사관, 부산지방기상청 등 피란수도 부산유산 14개소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 심사위원들은 내년 1~2월경 현장실사 후, 문화재위원회(세계유산분과)에서 잠정목록 등재여부를 최종 심의한다.
시는 이번 신청서에 크게 4개의 유산군으로 분류했다. 한국전쟁과 피란수도 시절 피란민의 애절한 희망을 담았던 ‘희망유산’, 피란민의 처절한 삶을 치유했던 ‘치유유산’, 정부기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했던 ‘정부기능유산’, 유엔이 지원하고, 전쟁 후유증을 극복하게 했던 ‘인류애 유산’ 등이다. 4가지 유산군에는 각각 3~5개의 유산이 포함돼 있다.
희망유산에는 ①가덕도 등대(부산시 유형문화재 제50호) ②부산항 제1부두, ③영도대교(부산시 기념물 제56호)이 있으며, 치유유산에는 ④성지곡수원지(등록문화재 제376호) ⑤복병산배수지(등록문화재 제327호) ⑥부산지방기상청(부산시 기념물 제51호) ⑦부경고등학교 본관(등록문화재 제328호) ⑧대한성공회부산주교좌성당(등록문화재 제573호)이 있다.
정부기능유산에는 ⑨부산임시수도대통령관저(부산시 기념물 제53호) ⑩부산임시수도정부청사(등록문화재 제41호) ⑪한국전력중부산지사(등록문화재 제329호) ⑫부산근대역사관(부산시 기념물 제49호)이 있으며, 인류애 유산에는 ⑬부산시민공원 ⑭워커하우스가 있다. 재한유엔기념공원(등록문화재 제359호, 인류애 유산)은 2017년 하반기 11개국 관리위원회를 거친 후에 추가신청하기로 했다.
피란수도 부산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사업은 부산시가 2015년부터 ‘문화도시’부산의 10년 미래를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핵심적 문화정책이다. 작년 6월에 부산발전연구원이 처음 피란수도 세계유산 등재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지난 1년 반 동안 여러 차례의 연구와 조사, 세미나, 포럼 등 전문적 검토 끝에 이번에 잠정목록 등재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부산시는 세계유산 예비후보목록에 해당되는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위해 ‘피란수도 부산 건축·문화 자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기초연구’및‘잠정목록 신청 연구’를 부산발전연구원과 함께 수행해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피란수도 시절의 건축 문화 자산의 개념을 ‘대한민국 피란수도 부산유산’으로 규정했다.
절박했던 6.25 전쟁 시기 대한민국 정부와 100만 여명의 피란민을 품었던 부산시민들의 포용과 유엔을 비롯한 인류애적 지원이란 세계사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이순학 부산시 창조도시국장은 “앞으로 부산시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신청과 아울러 피란수도 부산유산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세계유산 시민 아카데미 사업’, 피란수도 부산유산을 꼼꼼히 실측·조사해 후대에 남기기 위한 ‘기록화 학술연구’ 사업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피란역사 토크콘서트와 피란 유산 사진전시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피란수도 유적을 답사하는 ‘가족과 함께 타는 피란버스 투어’도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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