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이 인사가 전하는 권 전 고문의 발언 요지.
“현재 정치 구도로서는 차기 대권이 한나라당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이나 국민중심당과 합당하지 않으면 차기 대권 쟁취가 더욱 어려울 것이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유력한 차기 후보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국민들의 옛 향수를 자극하는 육영수 여사의 음덕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본다.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능력은 있지만 지지 세력이 약하다는 것이 변수다.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상임고문이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로 보인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고건 전 총리는 선뜻 신뢰가 가지 않는다. 예전 조순 전 부총리가 서울시장이 된 뒤 대통령 도전을 하려다 실패했을 때 자신의 적극적 노력보다는 주변의 도움으로 대권에 도전하려 했던 것과 비슷하다. 특히 고 전 총리가 대통령이 되면 당 출신 인사들을 배제하고 관료 중심으로 나라를 이끌어갈 가능성도 있어 당이 푸대접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문제가 고 전 총리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권 전 고문은 여러 가지 지병에도 불구하고 건강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는 것이 이 인사의 전언이다.
또한 그는 병원 입원 당시 김 추기경의 병문안을 받던 자리에서 ‘스테파노’라는 세례명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권 전 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를 받고 영세를 받기 위해 교리공부를 하다 1987년 대선 직전에 중단했던 것으로 알려지는데 김 추기경이 그 사연을 듣고 즉석에서 영세를 해주었다고 한다.
한편 권 전 고문은 지난 2004년 11월8일 의정부교도소로 이감된 뒤 4차례 형집행정지 신청 및 연장 신청을 내 14개월의 수형 기간 중 6개월을 교도소 밖에서 생활했다. 그런데 최근 추징금 1백50억원을 전혀 내지 않고 버티다가 집안 가재도구를 압류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본인 명의로 된 재산을 거의 처분한 상태여서 압류로 국고에 환수된 금액은 고작 2백14만원에 불과했다고.
권 전 고문은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현대측으로부터 금강산카지노 사업 허가 등 대북 사업에 대한 지원 대가 등 명목으로 2백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04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 및 몰수(국민주택채권 50억원), 추징(1백50억원)이 확정된 뒤 복역과 형집행 정지를 반복해왔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