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21일 하남 창우리 선영에서 묘소를 참배하기에 앞서 20일 고인이 살던 청운동 집에 모여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외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족들끼리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그간 정주영 회장 추모식을 주도하는 자리를 사양하던 정몽구 회장이 올해는 직접 주도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이 자리에서 최근 M&A 매물로 나온 만도와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가족 간의 협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만도에 대한 실사작업을 모두 마쳤으나 인수 가격에서 대주주인 일본업체 선세이지와 이견을 보여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인수 우선권을 가진 한라건설과의 담판이 꼭 필요하다.
정인영 회장 역시 재기를 위해선 만도의 재인수 등 현대차그룹의 ‘협력’이 절실한 편이다. 현대건설 인수를 선언한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도 현대가의 도움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은 현대가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현대가의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그룹의 독주에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삼성을 견제할 상대자로 현대가가 거론되기도 한다. 정 명예회장의 5주기가 지나면서 현대가 안에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범 현대그룹의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정 명예회장의 5주기는 어느 때보다 현대가가 다시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종국 기자 woobea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