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부 언론에 박 대표가 고 전 총리를 ‘오빠’라고 부를 정도로 친하다는 보도가 있었다”는 질문에 대해 “나는 누구도 오빠라고 부르지 않는다”라면서도 “하지만 좋은 분으로 생각하고 가깝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 대표가 공개적으로 고 전 총리에 대한 연대 의사를 나타낸 것은 한나라당 내의 ‘안티 고 전 총리’ 분위기가 예전과 달리 많이 수그러들었음을 말해주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고 전 총리는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열린우리당의 초대 총리를 지냈다는 이유 때문에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거부감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고 전 총리의 지지도가 계속 상종가를 치고 그의 인기가 거품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한나라당 내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를 적극적으로 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특히 고 전 총리의 경기고 후배들을 중심으로 그를 한나라당 영역으로 묶어두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계속되는 있다는 후문이다.
사실 ‘박근혜-고건 연대론’은 지난해 8월 공성진 의원이 ‘신보수주의연대’를 통해 이미 제기한 바 있다. 공 의원은 특히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박 대표는 한국정치의 상수다. 상수가 변수로서 고 전 총리를 안을 수 있다. 박 대표와 고 전 총리의 연대는 지역대표성(박 대표 영남 출신, 고 전 총리 호남 출신)이나 경륜, 국민적 사랑, 합리성 등을 감안할 때 가장 아이디얼한 매치(이상적인 조합)”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이렇게 될 경우 정계 빅뱅이 일어나고 이명박 서울시장은 신당 창당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개편을 언급하면서 고 전 총리와의 연대를 언급한 속내는 ‘대권’을 향한 첫 번째 ‘작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