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야구팬들은 프로야구 보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했던 그의 구수한 입담을 이제 더 이상 듣기 어렵게 된 것을 벌써부터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주 하 위원이 KBS에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자리에서는 정연주 사장을 비롯해 상당수 임원들이 섭섭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하 위원은 “더 이상 야구해설로 마이크를 잡는 일이 없게 됐다”면서 “천직으로 여겼던 일을 접게 된 지금 이 기분은 아쉬움이라는 말로는 너무 부족한 것 같다”는 말로 방송해설을 접는 심정을 대신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실제 예산만 200억원을 집행하는 등 프로야구계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심적인 자리다. 하 위원은 이 점에 대해서 “사무총장은 총재가 밑그림을 그리면 그림이 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자리”라고 평가하면서 “주어진 임기 동안 구단을 2개 더 만들어 프로야구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덧붙여 하 위원은 “경기장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사회인 야구를 위해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야구계에서는 ‘특정 구단 사장이 하 위원을 사무총장으로 강력하게 밀고 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기도 했었다. 하 위원은 “신상우 총재가 여러 사람을 냉정하게 검증한 걸로 알고 있다”며 “경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욱 세밀하게 검토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주변의 소문을 일축했다.
‘인생은 9회 말 투아웃부터’라는 좌우명을 갖고 있는 하 위원의 실제 야구 인생도 실제로 그렇게 펼쳐지고 있다.
김남용 스포츠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