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문예춘추>에 실린 기사. | ||
특히 지난 12~13일 양일간 도쿄에서 6년 만에 재개된 독도 주변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경계를 획정하기 위한 한·일 협상이 양국의 팽팽한 입장차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예춘추>의 기사가 양국의 국민감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문예춘추>는 7월호에서 ‘노무현 반일 대통령의 가면을 벗긴다’ ‘반일을 정권 부양의 도구로 사용한 독재정치가의 뿌리’라는 제하의 노 대통령 특집 기사를 10페이지 분량으로 게재했다.
<일요신문>이 최근 입수한 <문예춘추> 기사에는 노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 씨와 고향 지인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광일 전 비서실장,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기명 씨와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 국내 기자 등의 인터뷰와 함께 노 대통령의 유년시절부터 대통령 당선 이후 행보 및 반일 강경 노선에 이른 배경 등이 집중 조명됐다.
<문예춘추>는 서두에 “대일본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노 대통령은 어떤 인물인가”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노 대통령의 일대기를 써 내려갔다. 기사의 전체적인 내용은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노 대통령의 성장기와 인권변호사 시절, 정계입문 과정, 대통령 당선 과정 등을 서술하는 과정에서는 노 대통령의 출신성분 및 정치인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교묘하게 꼬집고 있다.
대통령 당선 이면에는 ‘노사모’라는 광적인 팬클럽이 있었고, 변호사 시절에는 부산에서 가장 좋은 아파트에서 살 정도로 부유했으며, 정치권에 입문했던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광일씨의 후광 때문이었고, 대통령 당선 후에는 ‘코드인사’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독도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강경 발언 배경과 관련해서는 단순히 <러일 전쟁사>라는 책을 읽고 화가 나서 일본을 용서할 수 없게 되었다는 식으로 비하하면서 노 대통령의 외교술을 ‘임기응변 외교’로 폄하했다.
또 친형인 건평 씨의 인터뷰 내용 중 “동생은 동네의 대장과 같은 존재였다. 친구가 봉변을 당하면 몇 명이서 조직을 만들어 복수를 하러 갔다. 한번 불이 붙으면 아무도 못 말리는 면이 있었다”는 부분만 교묘히 빗대 다혈질 조폭 보스를 연상시키게 만들기도 했다.
한편 <문예춘추> 특집기사와 관련해 인터뷰에 응했던 노 대통령의 한 측근 인사 관계자는 “당초 약속했던 방향과 전혀 다르게 기사화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 대통령의 일대기를 기획하고 있는데 자문을 구한다고 해서 인터뷰에 응했는데 교묘하게 비판하는 데 인용이 됐다”며 분개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