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이 ‘새천년 공원’의 명칭을 전 씨의 호를 딴 ‘일해 공원’으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천군에 따르면 최근 합천군내 황강변에 조성된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의 새 명칭을 정하기 위해 전 씨의 아호를 딴 ‘일해 공원’과 ‘황강 공원’, ‘군민 공원’, ‘죽죽 공원’ 등 4가지 명칭을 놓고 설문조사를 벌였다. 전체대상자 1364명 중 회수된 591명의 답변을 집계한 결과 ‘일해 공원’이 302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합천군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군정 조정위원회를 개최해 명칭을 확정하고 군 의회에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합천군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반역사적이고 반민주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1일 합천군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범죄인의 아호를 공원 명칭으로 삼은 것은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대법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공원명칭 사용계획 철회를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여론 조사는 절차적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했다며 제대로 된 폭넓은 의견수렴 절차를 밟으라”고 촉구하는 등 합천군의 방침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민노당은 앞으로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과 연대해 합천군 항의 방문을 비롯해 항의 전화와 인터넷 서명 활동을 전개하기로 해 파문 확산을 예고하고 있다.
또 합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군민 모임을 결성하고 100인 선언운동과 군민 서명운동 등 반대 여론을 모아가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전사모)’은 12일 합천군 종각 옆 공터에서 ‘새천년 생명의 숲’의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선정한 합천군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합천군이 ‘일해 공원’ 명칭 추진을 지속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어 향후 공원 명칭을 둘러싼 잡음이 증폭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자신의 호를 딴 공원 명칭을 놓고 시민단체와 전사모가 정면 충돌할 조짐까지 일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전 씨의 마음은 어떠할지 그 속내가 자못 궁금하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