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은 기획예산처가 지난 20일 발표한 정부투자기관 2006년도 경영실적 평가 결과, 기관 평가에서 2005년 꼴찌(14개 기관 중 14위)에 서 12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사장 평가는 눈이 부실 정도.
2005년 역시 꼴찌(14위)에서 7위로 7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최근 이철 사장에겐 악재의 연속이었다. 지난 3일 대참사를 빚을 뻔한 가좌역 선로침하사고가 터졌고 13일엔 운행 중이던 KTX 열차 연결부분이 파손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또한 청렴운동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철도공사 간부가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스타일을 구겼다. 지난달엔 이 사장이 관용차량을 대전 본사와 서울에 각각 한 대씩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여론의 눈총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계속된 KTX 여승무원 문제도 이 사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도 이 사장을 압박했다. 철도노조는 지난 14일 감사원에 가좌역 선로 침하사고 특별감사요청과 KTX 전용선로에 대한 감사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철도노조는 또 KTX의 안전과 여승무원 파견 문제의 연관성을 지적하며 경영진을 공격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기획예산처의 평가 결과가 이 사장의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꼴찌를 면치 못한다면 이 사장은 사면초가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기대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이철 사장은 기획예산처의 평가에 대해 “코레일은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빠른 변화를 이뤄내며 비로소 경영정상화의 큰 가닥을 잡았다”며 “이런 엄청난 변화 앞에서 인내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해 준 모든 임직원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