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구회근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공판에서 강 전 수사과장은 “법정에서 사실대로 이야기하겠지만 장 전 서장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검찰 측은 물론 자신의 변호인마저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는 김 회장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해 강 전 수사과장이 검찰 조사과정과 언론인터뷰에서 경찰 수뇌부를 상대로 거침 없이 직격 발언을 날렸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 당시 강 전 수사과장은 “장 전 서장이 내사 중단을 지시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고 그의 발언은 장 전 서장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단서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강 전 수사과장은 진술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장 전 서장을 모시고 있던 심정에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미결수복을 입은 장 전 서장을 보고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정은 진실을 가리는 자리’라는 재판부의 설득에도 강 전 수사과장은 “제가 교도소에 가게 되더라도 일부 진술은 할 수 없다”며 진술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그렇다면 강 전 수사과장이 장 전 서장 관련 진술을 거부한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의리’ 때문일까, 아니면 ‘인간적인 연민’ 때문일까.
일부 경찰관계자들은 “강 전 과장이 강력사건을 수없이 해결한 수사통이긴 하지만 마음은 매우 여린 사람”이라며 “미결수복을 입은 장 전 서장을 본 순간 회한과 연민에 빠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몇몇 네티즌들은 “정의를 외면하면 조폭의 의리와 다를 게 뭐냐”며 강 전 과장을 비판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그의 모습을 놓고 갑론을박이 치열한 가운데 오는 8월 13일 열릴 다음 공판에서 강 전 과장이 과연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