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박 13일 동안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9일 귀국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에 불만을 토로하며 문 전 사장과의 후보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27일 “신당의 후보와 민주당 그리고 문국현 전 사장과의 단일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문 전 사장을 사실상 범여권 후보단일화의 한 축으로 인정했다.
방미 활동을 마치고 귀국하기 직전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접한 문 전 사장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김 전 대통령이) 미국까지 오셔서 그런 말씀을 해 주실 줄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고마운 말씀이다. 지금은 경제 대결을 국민이 원한다. 그래서 김 전 대통령이 나를 거명한 것 아니겠느냐”며 한껏 고무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순경 가칭 ‘화합과 도약을 위한 국민평화연대’라는 명칭으로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수성 전 총리 측 핵심 관계자도 20일 기자와 만나 문 전 사장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전 사장의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을 당시(8월 말)만 해도 1%대에 머물렀던 그의 지지율은 어느덧 4%대에 진입했고 일부 여론조사에선 범여권 주자 중 정동영·손학규 예비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범여권의 러브콜과 지지율 상승으로 가벼운 대권행보를 걷고 있는 문 전 사장이지만 그는 여전히 독자 후보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미국 LA 방문길에 오른 문 전 사장은 27일 오전 미국 LA에 소재한 한 호텔에서 가진 현지 기자들과의 회견을 통해 “책임져야 할 기존 정당에 합류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생각이 없고 이는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며 “새 정당이 창당되는 10월 말이면 지지율은 더욱 올라가 범여권 인사들이 합류하면서 자연스레 이명박-문국현 양자 대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범여권의 러브콜과 지지율 상승으로 즐거운 대권행보를 걷고 있는 문 전 사장이 과연 끝까지 독자노선을 고수할지 아니면 범여권 후보단일화에 참여하게 될지 갈수록 그 열기를 더해가는 범여권 대선정국에 또다른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